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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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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하나하나에 담은 세상사 이야기

마산 활동 강신형 시인
시집 ‘관심 밖의 시간’ 펴내

  • 기사입력 : 2019-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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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들과의 대화에서 시인의 ‘자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잘 채우거나 비워낼 줄 아는 이가 좋은 시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마산에서 활동하는 강신형 시인은 비워내는 것에 익숙한 편에 속한다. 강 시인이 요란하지 않은 시를 모아 시집 ‘관심 밖의 시간’을 펴냈다.

    새 책에는 ‘세월을 담그고’ ‘길을 걷다’ ‘검은밤-꿈’ ‘꽃 지고 나면’ 등 4개 갈래에 65편의 시를 수록했다. 속을 들여다보는/검은 입 안에는/뱀 한 마리 똬리를 틀고 산다.// 잘근잘근 씹혀 삼켜지는/세상사 이야기들// 언제쯤 배가 불러/행복해질래// 돈오돈수(頓悟頓修) -‘검은 입’ 전문-

    김선학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강 시인의 시는 ‘잘근잘근 씹혀 삼켜지는/세상사 이야기들’의 모음이다”며 “알뜰하게 맛본 세상의 일들을 속으로 삼켜 시인은 언어로 풀어놓는다”고 했다. 또 “잘 씹혀졌기 때문에 그의 시는 번거롭거나 길지 않다. 정제돼 꾸밈이 없는 언어들로 세상사를 촌철살인하고 있다. 짧은 시들을 읽으면 시인이 세상에 대해 얼마나 고뇌하고 있는지는 촌탁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 시인은 “세상에 태어난 이후, 향기로운 꽃과 열매를 맺게 하는 한 톨의 씨앗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시 작업의 날들이 수십 년간 마음 길을 가로지르는 무거운 수레바퀴가 되어 굴러왔다. 그렇지만 아직도 내 영혼의 텃밭에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미안함만 앞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산에서 태어난 강 시인은 개천예술제 문학부 대상으로 문학계에 들어섰다. 계간 문예지 ‘문화통신’, ‘경남예총’, ‘창원시보’ 편집장을 지냈다. 시집 ‘빛 그리고 둘’, ‘표적을 위하여’, ‘꿈꾸는 섬’, ‘꿈 꾸다’ 등을 펴냈으며 남명문학상과 신인상, 마산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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