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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과 소통의 힘-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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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군이 사상 처음으로 추진한 3국 체제의 조직개편안이 우여곡절 끝에 의회발의로 수정 가결됐다. 집행부가 운영할 조직구조가 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돼 본회의장 문턱에도 가보지 못할 상황으로 끝나나 싶었지만 의원발의로 기사회생한 꼴이 됐다.

    수정안에 따라 당초 군이 계획한 행정국, 환경복지국, 산업건설국의 3국 체계는 행정+환경복지와 산업건설국의 2국으로 축소됐다. 조직 하부구조는 3국 체제로 설계하고 상부 결재구조는 2국 체제로 운용하는 행태니 바닥은 넓고 지붕은 뾰족한 첨단빌딩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부결재 구조에서 업무부하가 걸리거나 비효율성이 부각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운용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노출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이번 사태는 ‘의회 본연의 기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조례개정안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의 근본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군 의회는 당초 집행부가 제출한 조직개편조례안을 ‘지역 실정에 맞지 않게 조직을 확대하고 조직개편으로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군민들에게 적극 알리지 않은 점, 조례도 개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2019년 예산안에 국 운영 예산을 반영한 점,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3국 체제를 고집한 점’ 등을 들어 부결시켰다.

    의회가 제기한 문제 중 조례도 개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2019년 예산안에 국 운영 예산을 반영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을 한다.

    그러나 조례의 제·개정 및 폐지, 예산 심의 확정, 결산 승인, 사용료 수수료 분담금 지방세 또는 가입금의 부과와 징수, 기금 설치 운용, 중요재산·공공시설 취득 처분 등을 요지로 하는 의회의 업무영역에 비춰보면 이 같은 집행부의 조직편성안이 상임위서 단독으로 처리할 사안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의회권한 쟁송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집행부도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산을 심의 의결할 권한을 갖는 의회에 선택의 여지가 적은 신규조직 예산안을 제출한 것은 결코 잘한 일이 아니다. 마치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듯한 모습이 됐으니 본의야 어찌 됐든 잡음이 날 소지가 있었다.

    결국 이번 갈등의 근원은 의회와 집행부 간 교감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충분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집행부나 의회나 모두 강조하는 게 소통이라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불소통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불소통은 갈등이라는 불편한 결과로 귀결됨을 이번 사례는 잘 보여준다. 새해에는 집행부와 의회가 상호소통의 묘를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

    허충호 (함안의령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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