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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 태세기해(太歲己亥) - 해의 신이 기해에 가 있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9-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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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의 희망의 태양이 솟았다. 옛날 태세(太歲)로는 기해년(己亥年)이라 일컫는다.

    태세는 12행성 가운데 목성(木星)인데, 12년 만에 한 번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돈다. 그 운행하는 노선을 12등분해 12지(支)와 맞춘 것인데, 목성이 머무는 지점의 12지가 그 해의 띠가 된다. 올해는 목성이 해(亥) 방향의 지점에 머문다.

    천간(天干)은 갑을병정(甲乙丙丁) 등 열 개인데, 그 가운데 기(己)는 방위로 보면 중앙인데, 중앙은 오행(五行)에 의하면 색깔로 황색이다. 그래서 ‘기해년’을 ‘황금 돼지 해’라고 하는 것이다.

    필자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 태세가 기해년이었다. 그때 여덟 살로 국민학교 1학년이었다. 그때는 한 장짜리 달력 머리 한쪽에 ‘단기 4292년(1959)’이라고 쓰고, 다른 한쪽에는 한자로 ‘己亥年(기해년)’이라고 크게 썼는데, 저것이 무슨 글자인지 어른들에게 물은 기억이 있다.

    4월 1일에 우리 누님 손을 잡고 국민학교 입학한 일과 7월 17일에 부친이 돌아가신 일이 가장 기억에 깊게 남아 있다. 부친이 돌아가신 지 얼마 안 지나 숙부님이 신문을 보다가 “허 참! 아까운 분이 세상을 떠났네”라고 탄식을 했는데, 바로 종자개량에 혁명적인 ‘종(種)의 합성이론’을 만들어낸 우장춘 (禹長春) 박사가 서거한 일이었다.

    추석 아침에 마루에 차례상을 차려놓았더니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 과일이 다 날아갈 정도라, 할 수 없어 방으로 옮겨 차례를 모신 적이 있는데, 바로 사라호 태풍이었다.

    세월이 흘러 국민학교 1학년 학생이 칠순을 바라보는 노인이 되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국어시간에 피천득(皮千得) 교수의 ‘수필’이라는 제목의 글을 배우면서, 국어선생님이 ‘칠십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부터 드문 일[人生七十古來稀]’이라는 구절을 들어 설명하는 것을 처음 들었다. 그때는 칠십 살이 너무나 아득한 뒷날의 일로 생각되었는데,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으니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겠다.

    올해는 또 1919년 기미년으로부터 100주년 되는 해다. 기미년 3·1독립운동이 있은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4월에는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비록 남의 나라에서지만 망명정부를 세웠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이어나간 큰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3·1운동에서 소외되었던 유림 (儒林)들이 뒤에 성균관대학교 초대총장을 지낸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 선생의 주선으로 면우 곽종석(郭鍾錫) 선생을 대표로 해 파리에서 개최되던 만국평회회의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청원하는 ‘한국독립청원서’를 보내어 한국 유림들의 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 준 해였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기해년이 다시 돌아왔는데, 독자 여러분들의 일생에서 올해 기해년이 큰 의미가 있는 해로 만드시기 바란다.

    * 太 : 클 태. * 歲 : 해 세.

    * 己 : 몸 기. * 亥 : 돼지 해.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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