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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한국식 나이-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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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가 되면서 ‘나이 논쟁’이 뜨겁다. 해가 바뀌니 나이 한 살 더 먹어야 하는데, 이 나이를 세는 셈법이 복잡하다는 내용이다. 중년·장년·노년층은 현재 사용하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을 선호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만 나이’ 계산법을 선호함에 따라 서로의 생각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나이 논쟁은 해마다 발생하고 있어 딱 부러지는 교통정리가 필요할 시점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는 나이 계산법은 4가지로 파악된다. 일상 생활에서는 출생 연도부터 한 살이 되고 새해마다 한 살씩 증가하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인 ‘세는 나이(햇수 나이)’가 있다. 또 법률관계에서는 출생일부터 나이를 계산하는 ‘만 나이’도 있다. 병역법 및 청소년보호법 등 일부 법률에서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뺀 ‘연 나이’도 사용한다. 1~2월 출생자들은 전년도 출생자와 같은 해에 학교를 다니면서 생겨난 ‘사회적 나이’도 있다.

    ▼현재 ‘세는 나이’를 쓰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중국과 일본의 1910년대 이전 문헌의 나이는 모두 ‘세는 나이’ 계산법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1950년 이후,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에 ‘만 나이’만 쓰고 있단다. 현재 북한도 ‘만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우리가 대한민국만의 나이 계산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결혼한 직장동료가 임신 초기와 중·후반기를 거치는 과정을 매일 지켜보게 된다. 생명을 품은 엄마가 무겁고 불편한 몸 이끌고 출근해 밤 늦은 시간까지 배 속 아이와 함께 일하는 모습.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생명은 이미 잉태되면서 엄마의 배 속에서 복잡한 세상을 함께 살고 있고, 그래서 이미 한 살의 나이를 부여받을 자격이 있는 엄연한 존재로서의 정체성이 있다는 걸 느낀다. 말을 못한다 해도, 품속에서 보호받는다 해도, 이 시대를 같이 호흡하는 ‘위대한 태아’에 한 살 부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대접 아닐까.

    조윤제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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