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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00)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70

‘왜 이런 기록을 남기려는 거지?’

  • 기사입력 : 2019-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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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산사와 함께 맥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이미 잠자리에 들었다. 김진호는 산사와 사랑을 나누고 잠이 오지 않아 삼일그룹 이정식 회장이 서경숙에게 준 원고를 살폈다.

    ‘뭐야? 반도체와 휴대폰에 대한 이야기잖아?’

    첫 번째 문장을 살피던 김진호는 깜짝 놀랐다. 가제본이 뜻밖에 한국의 반도체와 휴대폰 시장에 대한 비망록이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초등학생들까지 사용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동전화를 상상할 수도 없었고 삐삐라고 불리는 무선호출기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은 활발하게 이동전화가 보급되려고 하고 있었다.

    비망록은 반도체와 이동통신전화, 소위 휴대폰의 도입과 생산에 대한 이야기가 다큐멘터리처럼 기록되어 있었다.

    ‘왜 이런 기록을 남기려는 거지?’

    비망록을 본 김진호는 의아했다. 비망록이 간단치가 않았다. 비망록은 정계, 재계, 관계, 학계까지 폭넓게 이어지고 있었다.

    김진호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비망록을 읽기 시작했다.

    ‘휴대폰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니.’

    김진호는 비망록의 내용에 감탄했다. 반도체와 휴대폰은 재계 지도까지 바꾸어놓고 있었다.

    ‘우리나라 반도체와 휴대폰은 이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어.’

    미국의 애플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휴대폰을 떠올리자 목이 마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제는 중국의 화웨이가 세계 1위를 노리고 맹렬하게 판매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는 한국경제의 견인차다. 선유그룹은 이동통신시장에 뛰어들어 재계 3, 4위의 그룹이 되었고 반도체회사인 파이오니아를 인수하여 삼일그룹에 버금가는 회사로 도약시키려고 하고 있다.

    파이오니아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중공업 분야에서 국내 1위 그룹인 미래그룹이 설립했으나 20년 동안이나 흑자경영을 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나 선유그룹이 인수하고 불과 4년 만에 흑자경영을 하여 재계를 놀라게 했다.

    선유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사업에 2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여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선유그룹이 삼일그룹과 경쟁하려는 것인가?’

    삼일그룹은 경영이 탄탄하다. 국내 최고의 그룹이다. 경영 승계, 노동조합 문제 때문에 진보세력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국가경제에 공헌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한국의 재벌과 대기업은 많은 비난을 받아 왔다. 군사정권시절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그들과 결탁했고, 정치가들은 그들에게 정치자금을 빼앗아갔다. 자신들의 눈에 벗어나면 세무조사, 경영자 검찰 소환 등으로 위협하여 노예 취급했다.

    재벌그룹이나 대기업들은 나름대로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민주화 요구가 폭발했을 때는 노동자들이 회사 대표를 드럼통 속에 넣고 굴려 충격을 주었다.

    1차적인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 그들의 노동 탄압이 극심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폭력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세계의 자본가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한국에 투자를 하려던 미국이나 일본의 자본이 떠나는 계기가 되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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