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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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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공은 둥글다- 김연동(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9-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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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심이 흔들리고 사회가 불안할 때마다 안정을 되찾기 위한 탈출구가 필요하다. 20년 전 외환위기가 왔을 때 박세리, 박찬호 선수가 그 통풍구 역할을 했다. 국민의 답답하고 찌든 가슴을 위무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리도 하면 된다’는 의지를 갖게 했다.

    지난해엔 2년차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높았다. 그러나 ‘적폐 청산’ ‘소득 주도 성장’ 등의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현실을 바라보는 필자에게 신선한 공기처럼 다가선 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들은 정치인도 학자도 문화예술인도 아닌 ‘공’으로 마술하듯 게임을 즐기는 청년, 정현, 손흥민, 류현진이었다.

    정현은 지난해 1월, 호주 오픈에서 랭킹 4위 즈베레프와 전 랭킹 1위 조코비치를 차례로 꺾고 4강 신화를 썼다. 이는 2002년 한국 축구의 4강 진출과 맞먹는 테니스계의 큰 성과라고 했다. 서구인들의 무대인 테니스 코트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보인 쾌거에 세계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손흥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50m를 단독 질주해 독일의 골 망을 흔들었다. 사상 처음으로 독일의 본선 진출을 좌절시켰고, 아시안게임 우승의 주역이 됐다. 또 한 사람은 류현진 투수이다. 부상의 시련을 털고 일어나 야구의 본고장 미국 월드시리즈 결승전 1선발이 된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들 젊은이의 빛나는 투혼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대미를 장식한 스포츠인은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부상한 산청 출신 박항서 감독이다. 축구 감독을 넘어선 영웅적 행동으로 감동을 주었다. 아직도 화제의 인물이고 최고의 외교관으로 부상했다.

    공은 둥글다. 누구든 재능 있고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그 공을 굴리는 자의 빛나는 승전보는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활력소 역할을 했다. 우리의 삶의 무게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올해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시원한 변화의 공이 튀어 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김연동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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