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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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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시인이 본 공장 노동자의 삶

표성배 시인, ‘내일은 희망이 아니다’ 발간

  • 기사입력 : 2019-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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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공단과 가리봉동을 필두로 1970~1980년대 노동자들의 생활과 노동이 가지는 가치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노동문학’이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갈수록 노동자 삶을 이야기하는 시인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창원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삶의 현장을 서정적 온기로 감싸 안는 표성배 시인이 새 시집 ‘내일은 희망이 아니다’를 냈다.

    이번 시집도 변함없이 노동현장에서 발화한 시를 모았다. 날카롭게 지적하거나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대신 담담하게 오늘날 공장 노동자의 생활을 읊는다.

    기계를 만든 손// 손이 움직이자 기계가 돌아간다// 손과 기계는 한 몸// 기계 돌아가는 부드러운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하루,// 쿵 - 쿵 - 쿵 - 프레스 소리// 쇠를 갈아내는 그라인더 소리// 땅 - 땅- 땅 - 망치소리// 쇠를 녹여 붙이는 소리// 소리가 어울려 내는 이 화음// 공장에 첫발을 들이던 순간부터 //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거대한 공연장 -‘화음’ 전문-

    시집에는 ‘프레스’, ‘그라인더’ 등 공장에서 쓰는 시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인은 이제는 가볍고 밝고 편안한 시를 쓰겠노라 말하지만 여전히 공장을 노래한다. 그는 “운명처럼 시는 늘 따뜻한 아랫목이 아니라 문밖에 서 있다. 그곳이 시가 서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게 내가 꿈꾼 내일이고 시다. 그래서 내 시는 공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내 시에 묻어나는 망치소리와 기름 냄새가 정답다. 그게 내 서정이고 삶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의령 출신인 표성배 시인은 1995년 제6회 ‘마창노련문학상’으로 시인의 길에 들어섰으며 시집으로 ‘기찬 날’, ‘은근히 즐거운’, 시산문집 ‘미안하다’ 등을 펴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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