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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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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낚싯배 전복사고, 규정 무시한 인재

낚시객 등 14명 중 3명 사망·2명 실종
화물선과 충돌 직전 항로 바꾸고
늦은 신고로 골든타임도 놓쳐

  • 기사입력 : 2019-01-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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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인재였다. 지난 주말 통영 앞바다에서는 규정을 무시한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또다시 낚시객 5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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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의 한 부두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한 승선자들이 출항에 앞서 낚싯대를 손보고 있다./전강용 기자/

    ◆사고 발생= 11일 오전 4시57분께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해상에서 9.77t급 낚시어선 무적호(여수 선적)가 전복됐다. 낚싯배에는 선장과 선원 1명, 낚시객 12명 등 14명이 타고 있었는데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9명이 구조됐다. 여수 선적인 무적호는 지난 10일 낮 1시 25분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출항해 낚시를 하고 여수로 돌아가는 중 사고가 일어났다.

    ◆무적호 전복 원인= 전복사고는 낚시어선 무적호와 화물선이 당시 서로 피해갈 것이라는 생각에 안일하게 대처하다 충돌이 임박하자 뒤늦게 회피기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영해양경찰서는 12일 사건에 대한 중간발표를 하며 실종·사망자 5명이 발생한 무적호 전복사고는 낚시어선 무적호와 3000t급 화물선 코에타의 쌍방과실로 벌어진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인근 해역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운항 중이던 화물선은 3마일(약 4.8㎞) 전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던 무적호를 인지했으나 충돌을 피하기 위한 회피기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 무적호도 화물선을 육안으로 식별하고도 속도만 늦추었을 뿐 충돌 방지를 위해 항로를 따로 바꾸지 않은 것으로 해경은 파악했다.

    이후 양 선박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당시 화물선 운항을 총괄하던 필리핀인 당직 사관 A(44)씨는 뒤늦게 항로 변경을 지시했으나 결국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해경은 이 같은 사실을 화물선 항해기록장치(VDR)와 두 선박 승선원들 진술을 통해 확보했다.

    ◆골든타임 놓쳐= 무적호 충돌 이후 충돌을 인지한 화물선 승선원들은 운항을 중단하고 구조작업에 나섰지만 곧바로 해경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선 코에타의 항해기록장치 (VDR) 분석 결과 화물선과 무적호의 최초 충돌 시간은 지난 11일 오전 4시 28분이었으나 신고 시간은 이보다 29분 뒤인 오전 4시 57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인명구조를 하느라 신고가 늦어진 바람에 인명피해를 더 줄일 수도 있었던 ‘골든타임’을 약 30분이나 허비한 셈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어느 한쪽의 잘못이 아닌 서로가 안일하게 상황에 대처하다 벌어진 쌍방과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수색 상황= 통영해경은 무적호 전복사고 사흘째인 13일에도 살종자 수색을 계속했다.

    해경은 이날 수색구역을 광역구역 (가로 40해리×세로 30해리)으로 확대해 수색 중이다고 밝혔다. 수색에는 함선 42척(해경 13, 유관기관 8, 민간 21) 항공기 5기(해경)가 동원됐다. 또 통영시와 사천시 남해군 등 해안가 일대 육상 수색을 위해 해경 70명, 육군 36명 등 106명이 동원됐다.

    사고해역은 이날 북서풍이 8~10㎧로 불고 파고도 2m 내외로 높지만 시정은 약 5㎞로 수색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해경은 밝혔다.

    김진현 기자 sport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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