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바람을 피해 전 학교가 긴 겨울방학에 들어갔지만 요즘 학교들은 그저 쉬는 방학에 머물고 있지 않다. 많은 학교들이 다양한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알차게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다.
방학 중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푹 쉬지 못하고 학교로 나가야 하는 데 대한 반대도 있지만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중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장점도 나오면서 확산되고 있다. 겨울방학에도 쉬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학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충렬여고 학생들 ‘교육멘토링’ 참여
영어 말하기·진로탐험 등 다양한 활동
◆통영 원평초등학교(교장 윤정애)는 지난 2~4일 4~6학년 학생들과 충렬여고 학생들이 함께하는 교육멘토링 프로젝트 ‘원평겨울학교’를 운영했다. 충렬여고 학생들은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고려해 놀이와 체험활동을 접목시킨 ‘갑자기 동화로 퐁당’, ‘게임으로 배우는 영어 말하기’, ‘진진자라와 함께하는 진로탐험’, ‘오매불망 나의 수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6학년 오채영 학생은 “언니들이 재미있는 역할극과 게임으로 공부를 가르쳐줘서 재미있었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학교라디오 콘텐츠·영상 제작 등 활동
영어캠프·음악캠프·국악캠프도 운영
◆통영 제석초등학교(교장 이종국)는 지난 10~11일 4-5학년 가운데 희망학생 30명을 대상으로 ‘나만의 미디어 라디오방송캠프’를 운영했다. 캠프를 기획한 박보경 교사는 “새로운 트렌드로 나만의 미디어가 중요해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미디어를 체험할 기회가 적어 방학을 맞아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라디오캠프에서는 학교라디오 체험, 학교라디오 콘텐츠 제작, 스케치 영상 제작 등 총 3가지를 주제로 학생들이 방송의 개념과 원리를 익힌 후 콘텐츠를 스스로 제작하기도 했다. 또 제석초등학교에서 발간한 아름드리 뉴스레터 1-3호 중에서 아이들이 직접 원고를 선택하고 녹음하고 읽으면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졸업생에게 들려주는 학교이야기를 담아보기도 했다.
남정민(5년) 학생은 ”녹음해 듣는 내 목소리가 매우 신기했다. 이번 캠프가 유익하고 재미있었을 뿐만 아니라 방송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제석초등학교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라디오캠프 외에도 학생들의 다양한 도전정신과 꿈을 키우기 위해 영어캠프, 음악캠프, 국악캠프 등을 운영했다.
드론·코딩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교육
양궁·탁구·합창·원어민 영어캠프도
◆창원 하천초등학교(교장 이영대)는 지난 2~11일 전교생이 참가한 ‘나눔愛 창의DO 융합캠프’를 열었다. 하천초는 농촌 벽지학교에서 보기 힘든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융합인재교육(SW교육, 드론, 3D프린터, 코딩, 융합과학활동)과 창원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의 재능기부 프로그램(양궁, 탁구), 합창, 원어민 영어캠프, 스마트 진로교육프로그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학생들의 미래 비전을 표현하고 자신의 꿈을 다져 보는 시간을 가졌다.
독서·학습·공예·놀이 등 다양한 활동
정서치유 힐링교실 프로그램도 운영
◆창녕 고암초등학교(교장 이미화)는 지난 2~11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체험중심 윈터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윈터스쿨은 고암초가 지난 2010년부터 방학마다 1주에서 2주가량 학기 중 체험하기 어려웠던 프로그램이나 활동들을 계획해 진행해 왔다. 이번 윈터스쿨도 학생, 학부모의 희망을 받아 전교생 41명 중 28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독서프로그램, 기초학력 향상교실, 공예교실, 취미놀이교실, 힐링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학생들의 정서치유를 위한 힐링교실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음악을 들으며 자신만의 글씨체를 완성해가는 캘리그라피, 은은한 향의 허브와 꽃을 이용한 친환경 비누와 방향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체험활동에 참가한 학생들은 “방학에 집에 있으면 늦잠을 자거나 시간을 알차게 보내지 못하는데 학교에 나와 이렇게 친구들과 재미있는 체험활동을 하니 보람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성 대가저수지서 독수리 먹이 주기
마동호서 청둥오리·도요새 등 관찰
◆양산 오봉초등학교(교장 최진호)는 지난 8일 비즈쿨 창업동아리 학생 30여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겨울방학 독수리 및 겨울철새 탐조활동을 했다. 이번 행사는 평소 교실에서만 배웠던 독수리와 겨울철새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고성 대가저수지에서 생태 전문가인 최진호 교장과 철새 전문가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독수리의 먹이인 돼지비계를 직접 놓아두고 독수리의 먹이를 찾기 위한 비행을 관찰했다. 수백 마리의 독수리가 하강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본 학생들은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겨울철새 탐조를 위해 방문한 마동호에서는 청둥오리, 도요새, 붉은부리 갈매기 등을 망원경으로 관찰하며, 철새들의 생태와 우리나라 겨울철새의 겨울나기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별 능력 향상·취약 부분 집중 학습
대학생 선생님들과 ‘드림 멘토링’도
◆함안 칠성중학교(교장 고재희)는 올 겨울방학 동안 영어·수학 캠프와 한국장학재단 우수 장학생(대학생)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캠프는 겨울방학이라고 집에서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마련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의 개별 학습능력과 실력 향상을 위해 마련했다. 10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영어캠프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 4영역에서 학생 개인이 취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한국장학재단 우수 장학생(대학생)캠프는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국내 유수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잠재된 학습능력을 끌어내 학습지도 및 진로지도를 연계한 ‘드림 멘토링’ 방식으로 진행했다.
영어 능력·기초체력 향상 프로그램
3~6학년 대상 관악부 캠프도 운영
◆거제 삼룡초등학교(교장 한경애)는 지난 7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영어캠프, 스포츠캠프, 관악부캠프로 나눠 겨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캠프는 4~5학년을 대상으로 생활의 도구로서 영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같은 기간에 운영되는 스포츠캠프는 겨울방학 중 체육활동의 활성화와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3학년부터 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관악부 캠프도 14일부터 25일까지 운영한다.
부림창작공예촌조합 ‘공예놀이교실’
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협회 ‘방학캠프’
◆창원교육지원청(교육장 송승환)은 지난 5~12일 부림창작공예촌협동조합, (사)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협회창원지회 등 2개 기관의 교육기부를 받아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부림창작공예촌협동조합에서는 ‘공예놀이교실(깨깨오톡 캐릭터 가방걸이, 패브릭 수첩, 훅 걸이, 칠보소품)’을, (사)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협회창원지회에서는 ‘Funny! Joy! Happy! 겨울방학캠프(레크리에이션, 탄화콜크다육공예)’ 등을 개설했다. 교육 대상자는 12월 중순부터 신청받아 선정, 관내 초등학교 학생 150여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성황리에 마감됐다.
이번 체험활동은 2개 기관에서 교육기부 차원에서 시행해 앞으로도 교육기부를 통한 체험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현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2024년 04월 19일 (금)
- 경남신문 > 교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