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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나랜드- 강지현(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19-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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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사람은 남의 시선에 민감하다. 비교는 일상이다. 때문에 남들에게 꿀리지 않으려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집에 목숨 건다. 남들 눈에 예뻐 보이려 성형을 하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명품을 사고 차를 탄다. 그런데 여기 “나는 그런 놈(norm)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그들이 사는 곳의 이름은 ‘나나랜드’다.

    ▼‘나나랜드’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9’ 올해의 10가지 키워드 중 하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별명이자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라라랜드(La La Land)’에서 따온 말이다. 이 책에 따르면 ‘라라랜드’가 할리우드에 입성하길 원하는 배우 지망생들의 꿈의 무대를 뜻한다면, ‘나나랜드’는 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나홀로족들이 꿈꾸는 무대다.

    ▼나나랜드에 사는 ‘나나랜더’에게 남의 시선이나 사회의 기준은 중요하지 않다. 뚱뚱하거나 못생겨도 괜찮고, 몸이 불편해도 괜찮다. 지금 이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면 된다.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 운동’, 사람의 가치를 몸무게와 외모로 평가하는 풍조를 반대하는 ‘아이웨이(i_weigh) 운동’과 맥을 같이하며 획일화된 규범(norm)이나 관습을 거부한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는 아니다. 이들은 내가 남과 다르듯 남 또한 나와 다름을 알기 때문에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도 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존감 열풍’이 거세다. 서점가에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자존감 수업’ 등 자존감 에세이가 여전히 인기다. 자존감을 찾아가는 여정의 종착지엔 나나랜드가 있다. 그동안 타인의 시선에 끌려다니느라 지쳤다면, 올해만큼은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고 싶다면 나나랜드로 떠나보자.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강지현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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