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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힘을 키우자- 심종채(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과 교수)

  • 기사입력 : 2019-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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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가훈은 ‘힘을 키우자’로 정하고 산다. 도산(島山) 안창호 선생의 교육을 통해 나라의 힘을 키우고자 했던 “힘을 기르소서”에서 가져온 말이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이유가 힘이 없음에 있고 독립을 하지 못하는 것에도 나라의 힘이 없음을 한탄했던 말이다.

    도산은 경제적 자본, 지식(정신)적 자본, 신용(도덕)적 자본의 민족 3대 자본을 ‘힘’으로 보았으나, 지금의 힘 즉 국력은 경제력, 정치력, 외교력 등을 총망라한 국가 총체적 힘의 집합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으로 치면 경제력, 지식력, 건강력, 가족력 등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필요 요소 전체라 말할 수 있겠다.

    예나 지금이나 힘을 통한 지배는 여전하지 않은가? 옛날에만 힘이 통했고 지금은 통하지 않는가?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 힘의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군사적으로나 외교정책에서 일본과 한국을 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차별화는 많은 점에서 힘을 통한 논리의 정당화가 적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미국이나 러시아 간 외교정책과 우리와 외교정책에는 차이가 아주 많아 보인다. 최근에 레이더 조준 문제를 트집 잡고 있는 것도 상대적 우월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군사력 경제력은 힘의 논리에서 기본적인 요소이다.

    북한과 우리가 협상하는 문제에서 힘은 어떻게 작용할까? 경제력의 차이만 있으면 가능한가? 군사력의 차이는 불필요한가? 더 나아가 우리가 군사력을 더욱 강화하고 군을 더욱 현대화하고 고도화할 필요는 없는가? 어리석은 생각으로 국방력 증강을 소홀히 하면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하고, 유성룡의 징비록을 들추어 봐야 할 것이다. 국방력은 모든 힘의 기본이다.

    개인도 자립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평생에 걸쳐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더욱더 힘이 필요하다. 단순히 정부에서 생계비 일부를 지급하는 수준은 극히 미봉책에 불과하다.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한다.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생애 전체에 걸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개개인의 수준에 맞춘 일자리 제공이 더 중요하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다. 공공기관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부는 기업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고 현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는 현장 서비스를 강화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부와 기업의 동반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곧 국민 개개인의 자립을 돕는 힘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 중에는 집을 장만하기보다는 자동차나 여행을 선호하고 결혼을 기피하며 미래보다는 현재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스스로 일어남이 필요한 상황을 지금 하지 않으면 누가 언제 해 주겠는가? ‘집 없는 천사’라는 말이 참 좋아 보이지만 지금 벌이가 있을 때는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으나 나이가 들수록 어려움이 가중될 게 불 보듯 뻔하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에세이집 중에서 ‘4시간’이라는 책이 있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수익이 집중된 핵심적인 업무에 노력을 집중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궁극의 목표는 경제적 자립을 통해 인생의 자유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평생을 직장생활과 가정경제에 매달려온 사람은 안다. 경제적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인생을 얼마나 구속하는지 말이다. 경제력은 곧 자유를 얻는 중요한 수단이다.

    넋두리처럼 다양한 힘의 논리를 소개했으나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갖춰야 할 힘도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소통 능력, 협업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지난주에 열린 CES 2019에서 세상의 변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어떤 힘이 필요한지를 보았기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 교육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심종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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