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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우주와 나, 나와 우주 -이경민(진해희망의집 원장)

  • 기사입력 : 2019-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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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3월에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77세로 별세했다. 아마 아인슈타인 이래 최고로 물리학계에 영향을 끼친 학자였다.

    그는 우주가 시작된 대폭발이론(Big Bang)을 확실히 했다. 우주는 137억 년 전 어떤 특이점에서 10의 마이너스 43승초의 시간, 즉 1억 곱하기 1억 곱하기 1억 곱하기 1억 곱하기 1억 곱하기 1000이라는 엄청난 숫자로 1을 나눈, 마치 찰나와 같은 시간 내에서 대폭발로 시작되었고, 그 후 우주는 지름이 수천억 광년에서 무한에 가까운 광대한 시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지금의 우주는 수조 번의 폭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우리의 생존환경인 태양계는 46억 년 전에 탄생되었다고 한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

    오늘날 우주과학은 광대한 우주 시간의 역사 속에서 한 개의 은하계 안에 천억 개의 별들이 있고, 그러한 은하계가 또한 천억 개가 우주 안에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그러한 우주가 여러 개 존재하는 다중 우주론이 주장되기도 한다. 우리의 상상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인간이 사유와 언어로 문명을 시작한 것이 6500년 전부터이고, 존재와 우주의 기원을 묻게 된 것은 2500년 전부터이다. 지금의 우주에 대한 보고들은 최근 100년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사건이다. 400여 년 전 갈릴레오로부터 시작된 근대과학은 지구 중심의 세계관을 수정해 왔고, 20세기에 들어와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우주물리학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지구의 태양계는 우리가 속한 은하의 중심에서 2만6000광년 정도 떨어진 한참 변방에 위치한다. 우리 은하는 우주 안의 천억 개의 은하 중에 하나에 불과하니, 우리가 사는 지구는 무시해도 될 만한 먼지보다 작은 정도이다. 우리가 사는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가.

    오늘도 지구의 우리들은 매일 자신의 존재가치의 실현을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지금의 우주과학이 보고하는 우주의 실상을 이해한다면, 우리 자신들이 우주 안에서 어떠한 존재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거대한 은하와 별들의 바다에서 한없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가. 우주 안에서 우리를 되묻는다.

    스티븐 호킹은 거대한 우주의 현실을 설명한 학자로서, 그도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가졌다. 그는 우주와 인간에 대해서 ‘인간원리’로서 답한다. 이 원리는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가 우주 안에서 살 수 있도록 우주가 정교하게 조정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우주를 형성하는 자연의 기본적 힘들(중력, 전자기력, 강력, 양력)이 인간의 존재를 위해서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초정밀하고, 초미세하게 조정되었다는 것이다. 쉽게 표현해서 인간이 존재할 수 있도록 우주가 디자인되었다는 뜻이다. 물론 이 이론이 완벽한 설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여러 우주과학자들은 그들의 첨단과학을 통해서 인간 자신의 존재요건이 우주의 비밀을 설명하는 데에 유력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존재함으로 해서 인간의 사유와 언어로 우주를 설명할 수 있고, 인간이 아니면 우리가 보는 모습으로 우주를 이해할 수가 없고, 우주는 그러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의 우주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인간은 누구인가. 광대한 우주 속의 인간은 참으로 미미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주과학은 오히려 인간의 존재함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고한다.

    2019년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해 아침이 우리들 자신의 존재함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다가오는 사회적 현실은 무척 어렵다고 한다. 그럴수록 우리들의 존재함을 생각한다. 존재함이 위대함이 아닌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누구인가를 이해하고, 서로의 존재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우주 안에 있고, 우주와 함께 한다.

    이경민 (진해희망의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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