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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재건과 통합은 가능한가- 김형준(명지대 교양대학 교수)

  • 기사입력 : 2019-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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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후보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황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국민에게 시원한 답을 드릴 때”라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애석하게도 그의 메시지는 울림이 없었다. 무엇보다 “왜 황교안인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못하지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쾌도난마식으로 밝히지 못했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국정 농단 책임에 대해 소신 있는 고뇌에 찬 답변도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보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우리에게 지금 꼭 필요한 것은 국민 통합이라 생각한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정치 신인인 황 전 총리에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적기에 말할 수 있어야 정치인의 메시지는 생명력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황 전 총리의 첫 행보는 ‘반기문 2’를 연상할 정도로 준비가 약했다.

    황 전 총리의 입당은 한국당 당권 경쟁의 판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향후 한국 보수의 미래와 관련해 몇 가지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진다.

    첫째, 보수 재건의 가능성 여부다. 한국 보수 세력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궤멸적 참패’를 당했다. 작년 지방선거 직후 진보 언론매체의 한 기자는 보수는 “비겁하고 교만하고 무지했기 때문에 참패했다”고 분석했다. 단언컨대, 보수는 용기 있게 참회하고 겸손하며 실력을 쌓아야 재건될 수 있다. 무엇보다 ‘보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국민 70%, 국회의원 78.3%(234명), 헌법 재판관 전원이 합의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인정하고 참회해야 한다.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치욕적인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서는 안 된다. 보수 궤멸의 책임을 물어 비판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투쟁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보수 우파 정당들은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재기한다. 대한민국 헌법 81조 ②항에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면 황 전 총리는 대통령을 잘못 보좌했다고 볼 수 있다. 황 전 총리는 이를 정치적 업보로 삼아 ‘도로 친박당’ ‘박근혜 시즌2’로 회귀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야 보수가 산다.

    둘째, 보수 통합의 문제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가치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국민들은 자유, 성장, 경쟁, 안보와 같은 보수의 가치 못지않게 평등, 분배, 투명, 분권, 평화 등 진보의 가치를 중시한다. 따라서 진보의 가치를 무조건 배격하지 말고 보수의 시각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포용적 진보 우파’의 길을 가야 한다. 그래야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 내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 ‘반문 연대’는 보수통합의 가치가 아니다. 전략에 불과하다. 통합은 전략이 아니라 정신으로 하는 것이다. 통합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 통합은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향해 가는 것이다. 통합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력 있는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셋째, 계파 청산 여부다. 김무성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참여를 반대했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전당대회에서) 대선 전초전을 앞당겨 치를 경우 그 결과는 또 분열의 씨앗을 잉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당 전당대회가 친박과 비박 간에 골육상쟁의 내전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서라도 홍준표, 김무성, 오세훈, 황교안, 김태호 등 모든 후보들이 출마해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승리한 새 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내년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

    국민은 아직 무능하고 무책임해서 실패한 보수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민심은 늘 변화무쌍하고 두렵고 무섭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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