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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09) 제24화 마법의 돌 ⑨

“뭐야? 대통령처럼 경호를 하는 거야?”

  • 기사입력 : 2019-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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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전화가 오면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늦는다고 해.”

    이정식은 로비까지 따라온 비서실 직원에게 지시했다.

    “예.”

    비서실 직원이 머리를 숙였다.

    “저희가 수행하지 않아도 됩니까?”

    비서실의 다른 직원이 물었다.

    “괜찮아.”

    이정식은 지프차에 올라탔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연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프차가 종로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4월이었다. 거리는 봄기운이 완연했고 개나리며 라일락, 목련 같은 봄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계엄령이 선포되어 있는데도 학생들은 학교에 가고 직장인들은 회사에 출근했다.

    서울은 지극히 평화로워 보였다. 거리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물결처럼 흐르고 있었다.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것을 국민들은 모르는구나.’

    1980년 4월은 지극히 따뜻하고 화사했다. 사람들은 어깨를 부딪치면서 퇴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이내 차가 종로의 오진암 앞에 이르렀다. 요정 오진암 일대는 이미 사복경찰과 군인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하고 있었다.

    ‘뭐야? 대통령처럼 경호를 하는 거야?’

    이정식은 얼굴이 굳어졌다. 군인들이 그의 몸수색을 했다.

    “어서 오시오. 나 강기정이오!”

    방으로 들어가자 군복을 입은 사내가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십니까?”

    이정식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고 손을 잡았다. 강기정이 군부 실세라는 것은 경제계에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앉으시오.”

    “예.”

    이정식은 강기정과 마주앉았다. 강기정이 먼저 술을 따르고 잔을 부딪쳐 건배를 했다. 그는 체격이 건장하고 어깨에 별을 세 개나 달고 있었다. 장군들에게는 왠지 모르게 고개가 숙여지던 이정식이었다. 단지 장군이라는 사실 때문에 강기정에게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졌다.

    “이 실장이라고 그랬던가? 몇 살이오?”

    말투가 투박했다.

    “서른여덟 살입니다.”

    “그럼 내가 이형이라고 부르면 되겠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우리를 도와주시오.”

    “예?”

    “5월에 큰일이 있을 거요. 그때 경제계가 우리를 지원해야 할 거요. 아버님이 신문협회 회장님이기도 하고… 이형은 신문사 부사장이 아니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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