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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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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일상 속 풍자

하동 출신 김남호 시인, 시집 ‘두근거리는 북쪽’ 펴내

  • 기사입력 : 2019-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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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 출신 김남호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두근거리는 북쪽’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평범한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를 알레고리에 기반한 시편들이 모습을 보인다. 현대 시적 사유의 특징적 경향 가운데 하나인 ‘알레고리’는 어느 사물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물에 의해서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뜻한다.

    모든 것들은 그 위에 있었다/주인도 손님도 도둑도/예수도 부처도 생선 대가리도// 나만 그 아래 있었다/거기서 먹고 자고 싸고/가끔 짖거나 짖지 않거나// 뼈다귀를 던져 주면 뼈다귀를/똥을 던져 주면 똥을 욕을 던져 주면 욕을/주는 대로 물고 왔다// 모든 것은 그 아래로 물고 와서야/비로소 내 것이었다/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그곳은 지상이었지만 하늘이 없었고/하늘이 없어서 죄가 없었다 -‘마루 밑에서 보낸 한 철’ 중 일부-

    한 마리 개에 비유된 이 알레고리의 주인공은 시인 자신이면서 동시에 ‘시’이다.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패러디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모멸과 치욕의 시간들은 일상의 삶에 대한 자기 풍자를 담고 있다.

    김춘식 문학평론가는 “풍자나 알레고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수사적 비유 이상의 ‘사실적 묘사’로 읽힌다. 그 까닭은 시인의 통찰이나 관점이 내장하고 있는 비장함에서 비롯된다.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하다고 여겨질 만큼 그의 시적 풍자는 가벼운 ‘위트’를 담고 있지 않다. 풍자에서 ‘웃음’을 제거하고 나면 남는 것은 오히려 ‘비애’다. 구슬프고, 처량한, 비애를 말하는 풍자란 기본적으로 자기 연민과 가책, 후회를 통해서 세계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측면을 지닌다”고 해설했다.

    하동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2002년 ‘현대시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2005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링 위의 돼지’, ‘고래의 편두통’과 평론집 ‘불통으로 소통하기’를 펴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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