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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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11) 제24화 마법의 돌 ⑪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

  • 기사입력 : 2019-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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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그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없었다. 기생들의 지분 냄새도 좋았다. 그러나 사령관과 술을 마신다는 사실 때문에 바짝 긴장이 되었다.

    “알았어요. 근데 내 엉덩이 안 두드려줘요?”

    “무슨 소리야?”

    “요정에 가면 기생 엉덩이 두드리면서 술을 마신다던데 마누라 엉덩이는 안 두드려요? 나도 술 한잔 따라줄게요.”

    조인영이 깔깔대고 웃으면서 이정식에게 입술을 내밀었다. 이정식은 피식 웃고 조인영을 안아서 키스를 했다.

    “누나, 매형 돌아왔어?”

    이성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인영이 이정식의 무릎에 앉았다.

    “어떻게 알았어? 지금 막 돌아왔는데?”

    이성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매형은 괜찮아?”

    “괜찮아. 많이 맞았나 보더라.”

    이성희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였다.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모양이다. 가슴으로 찬바람이 불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럼 누나하고 매형하고 일본에 좀 갔다가 와.”

    “왜?”

    “몇 달 동안 갔다가 와야 돼. 그렇지 않으면 매형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이성희는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알았어.”

    이내 이성희가 대답했다.

    “내일 바로 일본에 가고… 몇 달 동안 쉬어.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그래.”

    이성희가 울음을 터트렸다. 이정식은 이튿날 아침 이재영 회장에게 사령관을 만난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기업에만 전념하자.”

    이재영이 한숨을 내쉬듯이 말했다. 이재영도 정국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기야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도 정권은 재벌 위에 군림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죽었으나 정권은 여전히 독재정치를 하고 있었다.

    이성희와 조민석은 오후에 일본으로 떠났다.

    5월 17일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정치 및 정당 활동 금지, 국회 폐쇄 조치를 단행하고 영장 없이 김대중, 김종필 등을 구속하고 김영삼을 강제로 가택에 연금했다. 학생과 정치인, 재야인사 등 2600여명이 구속되었다. 정국은 숨 가쁘게 움직였다. 5월 18일 광주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신군부는 군대를 동원하여 강제로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군대의 발포로 죽었다.

    ‘무시무시한 자들이구나.’

    이정식은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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