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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방학이 끝났다!

  • 기사입력 : 2019-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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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방학이 드디어 끝났다”고 기뻐할 사람보다 “방학이 벌써 끝났다”고 슬퍼할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지난 12월 말 학교는 학기 말 교실수업 마무리와 생활지도 상담, 학교축제행사, 교육과정평가회로 매일이 업무 폭주의 연속이었다.

    갑작스런 독감에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결석이 많았다.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린 마지막 갈무리를 하느라 몸과 마음이 팍팍해지는 것을 보니 이제 정말 방학을 할 때가 되긴 되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하는 날 아이들도 즐거웠지만 솔직히 교사도 방학이 반갑긴 마찬가지다. “선생님. 방학해서 너무 좋아요. 가족이랑 스키장도 가고 여행도 가기로 했어요.” “저는 방학이라도 학교 올 때랑 똑같아요. 오전에는 방과후 학교 하러 학교 오고, 오후에는 학원도 다녀야 하고, 다녀야 할 데가 너무 많아요.” “선생님 저는 방학이라 좋긴 한데요, 친구들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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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아이들은 저마다의 계획을 세우며 포르르 자기들 둥지로 돌아갔다.

    교사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궁금해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학기 중에는 학교 아이들 챙기느라 연가 한 번 제대로 못쓰고 지내다 방학 며칠 쉬는 것을 보고 몽땅 노는 양 오해하는 시선도 있다. 교사들도 아이들처럼 방학 동안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들이 많다. 평소 못 챙겼던 가족 건강도 챙기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일상을 벗어나 여행도 가고 싶다.

    그러나 우리 반 아이들이 방학에도 여전히 할 일들이 많듯이 교사들에게도 새로운 할 일들이 언제나 생긴다. 출장을 가야 될 일도 있고 회의도 소집된다. 아이들이 다음 학기 공부를 미리 준비 하듯 선생님들도 다음 학기 수업을 위해 미리 교육과정을 짜고 준비하는 시간을 보낸다.

    방학은 선생님들이 더 좋은 교육이론과 방법들을 배우고 연수하는 기간이다. 방학은 방학답게 아이들을 자유롭게 그냥 쉬게 하는 학부모도 드물게 있는 것처럼 같은 이유로 방학 동안 온전히 휴식하는 교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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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숙 (진해신항초 교사)

    개인적으로 나는 아이들도 교사도 그냥 푹 쉬는 방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열심히 학교생활 했으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오는 학기를 새롭게 살아낼 힘을 재충전하는 것이다.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듯이 쉬는 동안 불현듯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고 식었던 열정도 되살아날 수 있다.

    방학이 드디어 끝났다. 아이들이 하얀 입김을 내쉬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추운 겨울 동안 얼마나 더 많이 컸을까? 얼마나 더 단단하게 여물어졌을까? 책상 먼지를 닦아내고 교실을 덥혀 놓고 문 앞에 나가 기다려야겠다.

    김명숙 (진해신항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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