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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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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손혜원 정치인을 생각하다- 박균열(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19-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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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손혜원 국회의원의 행보에서 실망과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1982년부터 6회 동안 부결되었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마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서의 의혹, 국립중앙박물관 인사 청탁 의혹, 부동산투기 의혹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손 의원은 대중의 눈가림을 위해 소속 정당을 탈퇴했지만 이 또한 부담을 상호 털어버리고자 하는 속셈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개 정치적 성향은 보수와 진보로 대별된다. 이념적으로 보수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진보는 결과의 평등을 중시한다. 통념적으로 보수는 자유시장경제를, 진보는 약자의 인권을 중시한다.

    비록 탈당하기는 했지만 손 의원은 결과의 평등을 강조하는 정당 소속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몇 가지 행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소속했던 정당의 정치적 이념성향까지도 의심스럽게 만든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이념적 토대로 하는 공화국이다. 어느 누구도 자유와 민주주의 내용을 벗어나거나 그것을 담고 있는 법을 위배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국회의원은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법을 제정한다. 스스로 법을 마음대로 해석하거나 지키지 않으면서 일반 시민에게 지키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금이라도 손 의원은 검찰에 자진 출두하여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고 조사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 그가 비록 목포 일대의 땅을 매입해서 추후 박물관을 지어서 기증하려고 했다는 선한 의지가 전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과정이 적법해야 한다.

    정치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동서고금 모든 나라에서 강조되는 덕목이다. 사익보다는 공익을 위해 봉사하고, 청렴하며, 나라의 위기 시에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일제 강점기 우암 이회영 선생을 다시 생각해본다. 그는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나라 잃은 백성이 무슨 낯으로 이 땅에 살 수 있겠냐며 6형제를 규합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전 재산을 처분했다.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투사를 양성하고, 상해 임시정부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였다. 임시정부에서 주는 고위직도 고사했다. 그는 1932년 12월 중국의 다롄항에서 일제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독립운동에 대해 단 한마디도 발설하지 않고 66세에 절명하였다. 그 형제들도 대부분 만주, 상해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비참하게 별세했고, 광복 후 6형제 중 다섯째 이시영만이 고국으로 돌아와 부통령을 지냈다.

    나라가 위급할 때 사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리더이다.

    손 의원은 공교롭게도 대통령 부인과 고교 동창이다. 세간에서는 ‘권력을 쥔 비선’이라는 말도 있다. 또 한 번의 실패한 대통령을 배출하지 않으려면 대통령 본인뿐만 아니라 측근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반부패 청렴의 문제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없다. 누구나 잘못하면 비판받아야 한다. 청렴하지 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비판받는 것이다.

    박균열 (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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