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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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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17) 제24화 마법의 돌 17

“내가 회사에 나가야 하겠구나”

  • 기사입력 : 2019-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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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영이 이정식을 싸늘한 시선으로 쏘아보았다. 150억원이라면 막대한 금액이다. 이놈이 미쳤나. 회사를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그런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재영은 흥분하지 않았다. 그는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정원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이정식은 이재영의 옆에 앉았다. 가정부가 가져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내가 회사에 나가야 하겠구나.”

    “예?”

    “이 일은 나중에 반드시 문제가 될 거다. 대통령이 물러나고 여러 해가 지나면 수사를 받게 될 거야. 최소 5000억에서 1조원을 끌어 모은다는데 어떻게 비밀이 지켜지겠냐? 미친놈들이다. 이런 놈들은 내 생전 처음 봤다.”

    이재영이 전에 없이 화를 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할 수 없지. 놈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데 어떻게 하겠냐? 내가 돈을 주는 것으로 하겠다. 돈을 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달라고 해야지. 돈은 마련할 수 있겠지?”

    “돈은 백화점과 보험에서 꺼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삼일그룹은 백화점과 보험회사를 거느리고 있었다.

    “무엇을 달랄 생각이냐?”

    “글쎄요.”

    이정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동차사업을 하게 해달라고 해라.”

    “자동차공장이요?”

    “우리가 땅 파서 장사하고 있는 거 아니지 않냐?”

    삼일그룹은 자동차사업에 뛰어들려고 했으나 정부로부터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선거 자금도 있고….”

    어차피 선거 자금도 대주어야 하니 자동차사업권이라도 따내라는 것이었다. 이정식은 이재영이 노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 기회에 자동차사업에 진출해야 돼!’

    이정식은 회사로 출근하자 비서실에 자동차사업 진출에 대해서 언론에 흘리라고 지시했다. 삼일그룹은 비밀리에 자동차사업을 추진해왔고 독일과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플랜을 세워놓고 있었다.

    “삼일그룹 자동차사업 진출!”

    저녁때부터 각 언론사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사업 포화 상태! 국내에 이미 4개사가 경쟁!”

    이튿날은 경제계의 우려 섞인 반응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삼일그룹 견제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삼일그룹은 자동차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갔다.

    “여론을 어떻게 바꾸지?”

    이정식은 생각에 깊이 잠겼다.

    “부회장님, 광고로 신문사들을 끌어들이면 됩니다.”

    그때 쌍화차를 가지고 오던 여비서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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