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2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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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법어 하나하나 흙으로 새기며 소통하다

창원 연아트오브갤러리 개관·신년기획전
28일까지 ‘직지 화가’ 신용일 초대전 열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 활자

  • 기사입력 : 2019-02-1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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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공들여 쓴 글씨를 다시 지운다. 하루 종일 손에 쥐가 나도록 쓴 글씨를, 한순간에 다시 흙으로 지워버린다. 그리고 그 작업을 계속하면서 나는 인생에 대해서 생각한다. 오래 공들인 것이라도 어느 순간이 되면 버려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창원 시티세븐 43층 ‘연아트오브갤러리’가 개관·신년기획전으로 ‘직지 화가’ 신용일을 초대했다.

    신 작가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直指)’의 활자를 캔버스 위에 진흙으로 쓴 뒤 다시 덮어 지우고 두드리는 비움 행위로 작품을 마무리한다. 그의 작업은 일종의 역사의 흔적을 찾아내는 작업이고, 과거와 소통하는 작업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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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일 작가

    그의 회화작업은 붓이나 팔레트가 필요하지 않다. 비닐주머니(마음주머니)에 접착 미디엄과 물로 흙을 반죽하여 담고, 비닐주머니에 구멍을 내어 맨손아귀에서 쥐어짜며 흘려내어 ‘직지’의 법어들을 부조 형식으로 직접 하나하나 새겨 낸다.

    작업의 주 소재는 흙이다. 흙이 갖는 거친 질감과 황토빛 색감을 이끌어낸 작품들은 미려한 여백공간을 활용해 직지의 역사성을 담아내고 이를 통해 동양 정신에 바탕을 둔 우주와 자연의 섭리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한국이 자랑하는 ‘직지심체요절’의 활자를 형상화해 흙을 소재로 마치 토벽 벽화 같은 느낌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예술화해 어느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와 예술의 담을 허무는 경지로 이끌어 가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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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시티세븐 43층 '연아트오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신용일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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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시티세븐 43층 '연아트오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신용일 초대전.

    신 작가는 “세계 최고의 역사를 가진 금속활자가 1377년 (고려 우왕 3년) 한국 땅에서 만들어졌고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되었다. 바로 그 인쇄본으로 634년 전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을 한자로 옮겨 심는 것은 잊혀진 마음의 유산을 환기시킴과 동시에 인간 본성의 마음 밭에 새로운 자각의 씨앗을 심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역사의 ‘되뇜’으로 망각되었던 자성의 빛과 영광을 감성의 땅 (회화적 공간)에 되비쳐 내는 작업이다”고 설명했다.

    연아트오브갤러리 남소연 관장은 “지역에서 보기 드문 작품전으로 작가의 작업정신과 철학, 작품성이 남달라 지역민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앞으로는 지역에서 현대미술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작품전을 가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28일까지. 문의 ☏ 010- 2309-7574.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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