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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24) 수제, 젯가치(젓가치, 젯가락)

  • 기사입력 : 2019-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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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른용 수저로 밥을 먹고 있다는 얘기 들었어? 저학년들은 어른용 젓가락이 너무 길어서 젓가락 대신에 숟가락으로 밥과 반찬을 먹는가 하면 고학년생들도 젓가락이 손에 안 맞아서 엑스(X)자 형태로 젓가락질을 한다더라고.

    ▲경남 : 아아들한테 어른 수제를 조가(줘서) 되겄나. 돈이 들더라캐도 아아들 몸에 맞거로 쪼맨한 거로 바까조야지.

    △서울 : 학생들이 큰 수저로 인해 불편을 겪게 해서는 안 되지. 수저를 아이들용으로 바꾸는 데 돈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수제’가 무슨 말이야? 혹시 ‘수저’를 말하는 거야?

    ▲경남 : 하모. 숟가락캉 젯가치캉 모다가 수제라 칸다 아이가. ‘젯가치’는 ‘젓가락’을 말하는 기다. ‘식구가 다 모있으니 인자 수제를 들자’ 이래 안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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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젯가치라는 말은 처음 듣는데, 젯가치 외에 젓가락을 뜻하는 다른 말이 있니?

    ▲경남 : 쌔빌맀다. ‘젓가치’라꼬도 카고, ‘젯가락’이라꼬도 카고, 또 ‘젯거락’, ‘짓거락’, ‘제’, ‘지’라꼬도 칸다. 억수로 많제.

    △서울 : 쌔빌맀다는 매우 많다 뜻이잖아. 오랜만에 들어보네. 수제 이야기하다 보니 금수저·흙수저라는 말이 생각나네. 유치원생이 4억원이나 하는 아파트를 갖고 있고, 초등학생이 11억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더라고. 부모에게 증여받아서. 이런 얘기 들으면 헛웃음이 나오잖아.

    ▲경남 : 집값이 허들시리 올라가꼬 쎄빠지게 일하고도 집을 몬 사는 사람들이 얼매나 많노. 그런 사람들이 이런 이바구 들으모 맴이 우떻겄노. 장래 희망이 건물주라 카는 아아들이 에부 많다 안카더나. 시상이 이래가 되겄나.

    △서울 :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하잖아.ㅎㅎ 건물주가 꿈인 젊은이들도 많다더라고. 출발부터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하는 말이 없어지도록 모두가 뜻을 모아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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