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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경제위기, 시장이 답이다- 노상환(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9-0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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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7%로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었다. 정부나 국내외 연구기관의 올해 성장률은 작년 수준도 버겁다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둔화, 노딜 브렉시트와 같은 불확실한 대외 요인과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과 같은 국내 요인 때문이다.

    시장은 기회와 유인에 따라 움직인다. 유명한 빵가게에는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이는 빵가게 주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맛있는 빵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 자신을 위해서다. 빵가게 주인도 빵을 사려는 사람을 위하여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빵을 사려는 사람과 빵을 팔려는 사람의 생각이 다른데도 빵을 사고파는 사람 모두가 만족해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경제활동을 통해 빵을 만드는 사람은 돈을 벌고, 이 돈은 소비와 저축이 되어 더 많은 양질의 빵이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계속된다.

    경제문제가 발생하면 시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글로벌 경제에서 번영을 누리고 있는 국가들의 공통점은 시장과 친하고, 정책 일관성을 가지며, 자유무역을 한다. 그리고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국가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개월 연속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4.2%나 감소하여 경제 전반에 위기 징후가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이에 따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카드수수료를 조정하거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와 같은 시장기능 역동성을 저하하는 정책 시행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는 친시장적 정책기조하에 혁신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과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혁신은 기업과 기업 간 중간재 혁신과 기업과 소비자 간 최종재 혁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중간재 혁신 규모가 최종재 혁신의 규모에 비해 휠씬 큰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종재 혁신의 규모에 비해 중간재의 비중이 매우 작아 혁신의 성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종재 혁신을 위해 지금까지 법적 제도적 조치를 강화하여 온 결과, K-POP, 인터넷 게임, 화장품 등에서 큰 성과를 보여 왔다.

    그러나 차량이나 숙박 공유 시스템, 의료분야 등에서 신산업 혁신이 구산업과 충돌하면서 혁신의 진척이 매우 더딘 실정이다.

    특히 중간재 혁신의 경우 기업 간 수직적 생산구조나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 등으로 혁신이 역동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

    투자는 민간투자와 정부투자로 나눌 수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 활성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기업은 충분한 투자 대가가 보장되는 기회가 있다면, 정부 지원 없이도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그래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여 민간투자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물론 시장이 만능은 아니다. 소득 양극화나 대기업 하도급 갑질과 같이 불공정, 불합리, 반칙으로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개입하거나 시장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오직 시장기능 활성화만이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노상환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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