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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그 섬에 가고 싶다 '거제 일운면 내도'

같이 걸을까 자연 속으로

  • 기사입력 : 2019-02-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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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 이준희·김승권·이헌장·김희진 기자가 경남의 아름다운 섬 50곳을 찾아서 쓴 기행문인 ‘섬, 그리고 삶’(2011년 발간)이란 책 속에 내도가 소개돼 있다. 이 책 속에서 기자들은 내도 기행문의 제목 ‘자연이 준 선물 그대로 간직한 명품 섬’과 사진설명을 ‘마을 앞 바닷가 몽돌 해변과 새롭게 단장된 펜션.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로 표현하고 설명했다. 나도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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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내도 전경./거제시/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선착장에서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내도’. 도선으로 10분만 가면 도착하는 곳이다.

    ‘외도·내도 비경’은 경치가 수려하고 명소가 많은 거제에서도 8경에 포함될 만큼 아름다운 섬이지만 국내 유일의 해상식물원인 외도(외도보타니아)에 밀려 내도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내도는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1년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명품 섬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섬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내도를 몇 번이고 찾기 때문에 연간 방문객이 3만여명에 이른다. 20대 연인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다양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외도보다 내도가 좋다”고 말한다. 장승포나 일운면에서 보면 외도(바깥섬)보다 안쪽에 있어 내도(안섬)로 불린다. 또 옛날에는 거북이 떠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모자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9가구 주민 15명이 미역과 톳을 채취하며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작은 섬. 내도 선착장에 내려 입구에 깨끗하고 잘 정돈된 휴게실(내도탐방안내센터), 펜션을 보면 첫인상부터 좋아진다. 휴게실 옆 내도커피숍은 주민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수료해 직접 운영하고 있어 맛도 괜찮으며, 수익금 일부는 마을발전기금으로 쓰여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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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도 마을 입구.

    탐방로에 들어서기 전 거제 출신인 유치환의 시 ‘깃발’을 비롯해 ‘해금강’, ‘내도’ 등의 시들이 걸려 있어 서정성을 더한다. 내도의 압권은 2.6㎞에 이르는 탐방로. 내도명품길이라 쓰인 출발점에서 동백숲, 내나무숲, 후박나무, 고목 등 다양한 숲과 나무들 사이를 거치며 섬을 한 바퀴 돌면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숲과 기암절벽을 보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상념은 사라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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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나무 숲과 대나무 숲이 어우러진 내도의 탐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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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도 탐방로 전망대의 바다 풍경.

    명품길 입구에서 조금만 가면 편백숲과 대나무숲이 나타나며 곧 3개의 전망대 중 첫 번째인 세심(洗心)전망대에 이른다. 서이말등대와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도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근심걱정이 다 날아간다. 마음을 씻는다(세심)라는 전망대 이름도 잘 지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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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림 같은 내도의 숲,

    전망대에서 내려와 또 걷는다. 동백숲길이 반기고, 사랑과 결혼을 약속하기도 한다는 예쁘장한 연인길삼거리와 내도연인길을 만나며, 쭉쭉 뻗은 소나무숲길, 곰솔노거수, 어울림나무를 보다 보면 두 번째 신선전망대에 이른다. 신선전망대에서는 외도와 거제해금강이 눈앞에 있다. 이곳에서도 대마도가 멀리 보인다. 다시 연인길삼거리로 되돌아와 15분가량 걸으면 조류관찰지에 도착한다. 여기에는 거제도·제주도·진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여름 철새로, 여덟 가지의 아름다운 색깔을 띠고 있는 팔색조(천연기념물 제204호)가 있어 운이 좋으면 여름에 새소리도 들을 수 있다.

    조금만 걸으면 마지막 희망전망대에 이른다. 구조라해수욕장이 보인다. 기암절벽과 파도를 동무 삼아 7분가량 동행하며 어느새 휴게실에 도착한다. 3개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섬, 그리고 가까이서 들리는 파도소리와 숲소리는 깊은 곳에 쌓여 있는 작은 먼지까지 털어내는 듯하다.

    내도는 수려한 문장을 읽는 것보다 그 길을 한 번 걸어보는 게 백 번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한 바퀴 걷고 나면 “명품길이 맞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갖게 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말한다. “내도는 자연이 준 선물 그대로 간직한 명품 섬”, “자연이 품은 섬이자 명품 마을”이라고.

    글·사진=정기홍 기자 jkh106@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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