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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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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28) 제24화 마법의 돌 28

“신문사 일은 할 만한가?”

  • 기사입력 : 2019-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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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무렵 서경숙에게 남자가 생겼다. 그는 신문사의 경제부 기자였다. 이름은 장윤수였고 집안 배경은 평범했다.

    ‘서경숙 같으면 더 좋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 텐데.’

    이정식은 서경숙이 장윤수와 교제를 하기 시작하자 아쉬웠다. 그러나 서경숙을 도와주고 싶었다.

    “신문사 일은 할 만한가?”

    이정식은 장윤수를 사무실로 불러 물었다. 장윤수는 단정한 양복 차림에 안경을 쓰고 있었다. 안경 너머 눈빛이 예리했다.

    “예. 좋아하는 일입니다.”

    장윤수가 정중하게 대답했다. 이정식은 그에게 차를 대접했다.

    “신문은 사양사업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책이 없어질 거라는 논리와 마찬가지입니다. 책이 없어지지 않듯이 신문도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장윤수가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혹시 우리 회사에 들어올 생각은 없는가?”

    “회사요?”

    장윤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식은 장윤수가 삼일그룹에 온다면 파격적인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회사에 들어와 일을 하면 자네의 미래가 좋아질 거야.”

    “왜 저에게 이런 배려를 하십니까?”

    “우리 비서실의 서경숙씨 때문이야. 서경숙씨는 우리 회사의 인재일세.”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대기업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나라 대기업에 좋은 기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부정적이군.”

    이정식은 장윤수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 장윤수를 회사에서 일하게 하여 중용할 생각이었는데 그의 기대에 응하지 않고 있었다.

    “결혼한 뒤에 서경숙씨는 회사를 그만두게 할 생각인가?”

    “본인이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윤수와의 대화는 평행선을 달렸다. 이정식은 장윤수가 상당히 오만한 자라고 생각했다. 오만한 게 젊음의 특성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태도가 부드럽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가 길지 못했다.

    ‘서경숙의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겠구나.’

    이정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서경숙과 장윤수의 교제는 빨라져 약혼까지 하고 결혼을 앞두게 되었다.

    이정식은 서경숙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들과의 혼담은 틀어지고 말았다. 그러는 동안 1년이 빠르게 지나갔다.

    서경숙은 결혼식을 의외로 늦게 올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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