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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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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엔젤투자 현주소] 창업기업 투자 5년간 45억 … 기업가 참여·교육 필요

스타트업 기업에 필요한 건 자금
은행 등 금융권 자금조달 힘들어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 투자 절실

  • 기사입력 : 2019-02-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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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가 스마트공장 확산에 이어 제조혁신 2단계로 창업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가운데 창업기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엔젤투자자(액셀러레이터 포함)의 적극적인 육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에게 천사 역할을 하면서 도내 창업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유치를 원하는 기업에 비해 전체 투자금액은 아주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도내에서 엔젤투자자의 확대를 위해선 엔젤투자자의 모임인 엔젤투자클럽에 대한 경남중기청, 지자체(경남도, 창원시) 등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상시적인 전문엔젤투자교육,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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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도청서 열린 영산대 세대융합창업캠퍼스와 경남엔젤투자협의회간 간담회./경남엔젤투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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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경남중기청에서 열린 경남지역 액셀러레이터와 엔젤투자클럽 교류 간담회./경남중기청/

    ◆엔젤투자 왜 필요한가= 창업한 지 2~3년 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초기 생존을 위해 중요한 것이 자금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력이 있어도 이를 현실화시키는 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러다 보면 자금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자금난 해결을 위해 은행 등 금융권을 찾아도 자금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술력이 있어도 담보 없이는 대출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벤처캐피털에 손을 내밀어도 어느 정도 성장한 유망기업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외면받는다.

    결국 스타트업 기업이 현실적으로 자금을 꾸준히 지원받기 위해선 개인투자자(엔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창업이 활성화된 미국, 이스라엘 등 선진국의 경우 스타트업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엔젤투자자로부터 유치받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알리바바 등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도 엔젤투자자들의 투자가 없었다면 성장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투자기능을 가진 창업기획자인 액셀러레이터도 생겨나 막연히 투자만 하는 단순투자자의 개념이 아니라 사업노하우 공유 및 멘토링, 인적 네트워크 연계 등을 통해 창업회사의 대표와 같이 기업을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도내 엔젤클럽 관계자는 “엔젤투자 활성화는 정부·지자체 주도로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처럼 엔젤투자클럽 등 민간이 주축이 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기반이 취약하다”며 “이에 따라 경남도는 지난 1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도내 8개 엔젤클럽, 3개 액셀러레이터의 공동 IR 행사 활성화 등을 위해 5000만원을 지원키로 한 바 있다”고 밝혔다.

    ◆도내 엔젤투자클럽 현황과 투자실적= 경남지역에 엔젤투자자의 모임인 엔젤투자클럽은 현재 8개(전국 220개)가 활동 중이다. 이는 2018년 12월 현재 전국적으로 서울(126개), 경기(20개), 부산(13개), 대구(11개), 광주(9개)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경남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에 속한다. 8개 클럽은 지엔텍엔젤클럽, 해오름엔젤클럽, 창조엔젤투자클럽, GNI엔젤클럽, 리치엔젤클럽, 인제엔젤투자클럽, 창원대엔젤클럽, 파라다이스투자클럽 등이다.

    엔젤클럽 활동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기업IR을 비롯, 포럼, 세미나, 교육 등의 활동을 주로 한다. 특히 기업IR이나 포럼, 교육의 경우 경남중소기업청,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해 많이 이뤄진다.

    경남지역 엔젤투자클럽의 종합 투자실적을 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모두 45억900만원(일부 매칭펀드 포함)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2016년 이후 매년 2000억원 이상 엔젤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미미하다.

    이와 함께 엔젤투자클럽보다 전문성을 갖고 창업지도와 우수창업기업발굴, 투자지원(투자조합결성) 등을 동시에 하는 투자연계가 가능한 창업기획자인 액셀러레이터(중기부 등록필요)가 경남에서도 지난해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창원의 스타트업파트너스(주)와 영산대학교산학협력단,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등 3곳으로, 특히 스타트업파트너스는 개인투자조합 1,2호를 각 1억원씩 결성해 1호는 50% 투자를 완료하고, 2호는 집행 중이다. 경남에는 그동안 전문 액셀러레이터가 없어 창업기업들이나 예비창업자들은 창업컨설팅이나 투자상담 등을 위해 부산이나 수도권 등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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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젤투자 활성화 방안= 엔젤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엔젤투자는 92%인 반면 한국은 2%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마디로 국내에선 창업과 스타트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자금기반이 매우 빈약하고, 지방은 더욱 열악하다. 따라서 지역에서 엔젤투자자의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에서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남의 경우 창조엔젤클럽의 김찬모(경남청년창업석세스코칭협회장) 부경 대표이사와 인제엔젤투자클럽장인 이문기 스타트업파트너스(주) 대표, 창원대엔젤클럽장인 양재부 신스윈 대표이사 등 몇몇 기업인들이 멘토링을 겸한 엔젤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정도이고 전체적으로 미미한 실정이다. 지역 엔젤클럽 관계자는 “부산에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펀드를 조성한 것처럼 지역 기업들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으로 지역에 새로운 산업이 꽃필 수 있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소득층의 참여유도를 위해 엔젤투자 시 소득공제 혜택에 대한 홍보도 지역에서 필요하다. 정부는 2015년부터 엔젤투자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소득공제 혜택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개인이 3000만원 이하로 투자에 나설 경우 소득공제 혜택이 이전보다 두 배 늘어 100%에 달한다. 소득공제 기업 대상도 벤처기업에서 직전 연도 연구개발(R&D) 지출액이 3000만원 이상인 창업초기 기업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같은 영향으로 2016년부터 전국적으로 엔젤투자 실적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도내에서 기업인과 고소득층 전문직 등을 대상으로 엔젤투자자 육성을 위한 전문엔젤투자자 교육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엔젤투자 담당자 및 8개 엔젤투자클럽장협의회(간사 이문기)는 지난달 한국엔젤투자협회를 방문해 상반기 중 해당교육을 경남에 유치키로 합의했다. 이 교육에는 중소기업융합경남연합회, 경남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경남지회 등 경남지역 경제단체에서 성공한 기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경남도의 창투사 설립 및 투자펀드조성에 맞춰 엔젤·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역엔젤투자클럽과 액셀러레이터, 지역금융기관, 경남중소기업청, 지자체(경남도, 창원시 등) 등의 유기적 협조체계의 구축도 필요하다.

    이 외에도 경남지역 엔젤들의 투자가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의 K-스타트업처럼 경남지역 스타트업기업과 엔젤투자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각종 정보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창원산단 대기업들도 지역의 신산업 육성과 지역사회에 이익환원 차원에서 펀드를 조성해 지역 신생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수 있도록 경남도나 창업시 등에서 적극적인 여건 조성이 나서야 한다.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인적·물적 자산들을 활용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면 판로나 기술지원 등 많은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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