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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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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40) 제24화 마법의 돌 40

“어찌 부자가 될 것이냐?”

  • 기사입력 : 2019-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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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영은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이상수는 꼬장꼬장한 노인이었으나 이재영은 조금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어릴 때부터 배포가 소도둑놈 배포라고 했다. 무슨 일이든지 큰일을 할 거라고도 했다. 그런 말을 자주 듣다 보니 이재영 스스로 큰일을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찌 부자가 될 것이냐?”

    “장사를 할 것입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말도 모르는 것이냐? 장사는 가장 천한 것이다.”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돈이 양반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달라져도 근본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이상수가 냉랭하게 말했으나 이재영은 조금도 노여워하지 않았다.

    이재영은 일본에서 1년 동안 유학을 했을 때 일본의 거대한 공장이 물건을 생산하는 것을 보았다. 옷감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자전거와 차까지 생산했다. 일본과 조선은 전혀 달랐다. 조선은 사람들이 농사를 짓는 것이 고작이었다. 일본은 총을 만들고 대포도 만들었다. 공장에 출입을 잘 시켜주지 않았으나 비행기도 만들었다. 이재영이 본 것들은 모두 경이로운 것들이었다.

    이재영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일본 부자의 아들들과 요정에 드나드는 날이 더 많았다. 동경제국대학은 일본 최고의 대학이었고 권력자들과 부자의 자식들이 다녔다. 학생들 대부분이 귀족이었다.

    ‘낮에는 돈을 벌고 밤에는 여자를 정복한다.’

    대학에서 같이 공부를 하던 학생들의 말이었다. 그것이 일본 남자들의 생각이라는 것이었다. 이재영은 그들의 부모가 운영하는 상점에도 가보고 공장에도 가보았다.

    ‘공장이 대량으로 물건을 생산하니 값이 싸지지.’

    이재영은 거대한 공장을 보고 감탄했다. 그러나 이재영이 더욱 놀란 것은 백화점이었다. 백화점에는 고급 물건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거리에도 부자들이 많았다. 길을 따라 늘어선 상점들. 보석상, 포목상, 호텔, 음식점, 잡화상 등 수많은 상점들이 있었다. 거대한 미곡상을 하는 일본인도 있었다. 이재영은 쌀가게를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쌀을 사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쌀가게가 장사가 잘 되는구나.’

    이재영은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살폈다.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했다. 오히려 공부를 부지런히 하여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거나 회사의 직원이 되고는 했다. 일본은 많은 회사가 설립되어 있었다.

    옛날의 부자는 지주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나 상인들이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은 이미 신문과 잡지가 많이 발행되고 있었는데 부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조선에는 잡지가 문학에 대한 것이 고작이었다. 소설을 쓰고 시를 써서 잡지에 발표하여 화제가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광수나 최남선이 문인이었고, 자유연애를 주장하는 김일엽이나 허영숙 등 신여성도 문인이었다. 그러나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부자는 아니었다.

    조선은 신여성 붐이 일어났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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