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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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봄, ‘운명’의 선율이 흐른다

미리보는 2019 통영국제음악제
29일~내달 7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서 열려
‘운명’ 주제로 화려하고 장엄한 25개 공연

  • 기사입력 : 2019-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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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래식 마니아들은 통영의 봄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예향의 도시 통영에서 매년 봄마다 눈과 귀가 즐거운 국제음악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2019 통영국제음악제’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주제는 ‘운명(Destiny)’. 운명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해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다. 올해 음악제에서는 ‘민주화’, ‘난민’ 등 이토록 묵직한 ‘운명’을 25개의 공연으로 화려하고 장엄하게 풀어낸다.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운명은 인간보다 더 위대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번 축제를 통해 찾고자 하는 것이다”고 주제를 설명했다. 특히 ‘운명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한 해 앞두고 그를 기리는 공연으로 음악제를 여닫는다. 이 밖에도 국내외를 대표하는 연주자, 성악가들이 무대를 가득 메운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공연과 프로그램들은 소개한다.

    음악제의 주제를 보여주는 개막공연(29~30일)은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이 이끄는 스위스 명문 악단인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한다. 아시아 초연으로 들려주는 하인츠 홀리거 ‘장송 오스티나토’와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와 함께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도 선보인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이튿날 소프라노 서예리, 바리톤 로만 트레켈, 안산시립합창단과 원주시립합창단의 협연으로 윤이상의 ‘화염 속의 천사’와 ‘에필로그’ 그리고 브람스 ‘독일 레퀴엠’을 연주한다. ‘화염 속의 천사’는 윤이상의 마지막 관현악곡으로, 민주화 운동 당시 투쟁했던 청년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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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윤이상의 귀환을 기념한 오페라 ‘귀향’이 눈길을 끌었다면 올해는 ‘바다에서 온 여인’이 기대를 모은다. 윤이상의 수제자 작곡가 도시오 호소카와의 작품으로 일본 전통 가무극 노(能)의 대표작 중 하나인 ‘후타리 시즈카’를 오페라로 재창작했다. 중동 출신 난민 여성과 일본 헤이안 시대 여성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소프라노 사라 베게너, 노 전승자 아오키 료코, 플루티스트 김유빈, 지휘자 성시연과 TIMF 앙상블이 출연하며 벨기에 출신 토마스 이스라엘이 연출한다.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된다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연주자들을 주목해보자.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리사이틀이 볼 만하다. 연주자들의 휘몰아치는 연주가 될 것이다. 또 통영의 밤바다를 적실 ‘나이트 스튜디오’도 기대를 모은다. 바이올리니스트 베로니카 에베를레와 더블베이시스트 에딕손 루이스가 ‘바흐와 룸바’를 주제로 연주한다. 또 카운터테너 하비에르 하겐과 대금 연주자 유홍이 함께하는 ‘바람의 외침’은 동서양 선율의 새로운 만남으로 신선한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또 유럽 전통 목관악기 플루트, 아르메니아 전통 목관악기 슈비, 한국 전통 목관악기 대금 등 서유럽, 서아시아, 동아시아를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의 음악을 들려준다. 플라멩코 거장과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 하피스트의 만남인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루세로 테나’는 하프 연주자가 스페인 유명 작품을 개성 있게 풀어낸다. 또 자그레브 솔로이스츠와 파베르제 퀸텟, 아르디티 과르텟 등 수준 높은 앙상블 연주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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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루세로 테나.

    지휘자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와 통영유스티벌오케스트라의 첫 무대는 바이올리니스트 베로니카 에베를레가 협연하는 일반 베르크 바이올린 협주곡과 윤이상 ‘유동’ 리히르트 슈트라우스 ‘죽음과 변용’으로 꾸며진다. 매년 뛰어난 연주로 수준 높은 무대를 만들어 온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와의 만남은 새로운 기대감을 품게 한다. 열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할 폐막 공연에는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올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윤이상의 운명적 삶과 예술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꾸려진다. 4월 4일 블랙박스에서 진행되는 ‘윤이상을 만나다’에서는 선생의 대표적인 제자로 꼽히는 작곡가 도시오 호소카와와 베를린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국제윤이상협회 이사인 홀거 그로쇼프, 윤이상 음악에 매료돼 연주를 펼치는 서예리가 함께한다. 이들은 윤이상에 대한 기억과 각자가 삶 속에서 그가 미친 영향을 대화로 나눌 예정인데, 작곡가 윤이상을 더욱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봤다면, 미래를 위한 마중물이 될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독일문화원과 함께 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가 열린다. 아시아 현대음악 진흥을 위해 매년 마련하는 프로그램으로, 현대음악의 경향과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올해 음악제 상주 작곡가인 도시오 호소카와는 작곡 아카데미도 함께 열 예정이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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