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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진해 벚꽃축제- 김희진(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19-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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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인기를 끈 드라마 ‘로망스’에는 남녀 주인공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매년 4월이면 전 국민이 만나고 싶어 하는 조연이 있었다. 바로 진해 여좌천의 ‘로망스다리’다. 여좌천 양 옆으로 터널을 이루는 벚나무가 꽃비를 내려주는 이곳은 벚꽃철마다 수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 중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벚꽃축제라는 진해군항제가 4월 1일부터 10일간 열린다. 지금 진해는 벚나무들이 꽃망울을 톡톡 터트리며 축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군항제 벚꽃 명소는 로망스다리와 함께 아름드리 왕벚나무가 반기는 경화역, 꽃비를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안민고개,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해군 사관학교와 진해기지사령부 안 벚꽃길, 벚꽃으로 뒤덮인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제황산공원 등 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4월 진해를 아름답게 수놓는 벚꽃은 한때 원산지 논란에 휩싸였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도심을 꾸미기 위해 벚나무를 심었는데, 광복 직후 일본의 국화라는 이유로 베어 냈다. 이후 학계에서 진해의 왕벚나무 원산지는 일본이 아니라 제주도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다시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현재 진해 벚나무의 원산지를 정확히 밝힌 자료는 없지만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30만 그루가 넘는 벚나무로 진해는 세계 최고의 벚꽃도시가 됐다.

    ▼군항제는 1952년 시작된 이순신 장군 추모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왜군을 대파하며 조선 수군이 제해권을 장악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의 얼이 서린 진해 앞바다를 지척에 둔 북원로터리에는 최초의 이순신 동상이 서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면서 동시에 벚꽃의 아름다움도 즐긴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벚꽃을 마음껏 즐기고자 한다면, 이에 앞서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에 단호히 나서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희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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