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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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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삶의 질 높이는 ‘학교공간 혁신’ 지원합니다

학습·휴식·놀이 복합공간, 하늘이 열리는 야외 놀이 도서관, 중앙현관 북카페, 아이 눈높이 놀이터
교육부·시도교육청, 공간 재구조화 논의
도교육청, TF 구성해 올해부터 본격 추진

  • 기사입력 : 2019-04-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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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을 제외하고 아이들이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학교다. 학교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최근 이 같은 인식이 확산하면서 교육부는 물론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학교공간도 교육이자 삶의 공간’이라 여기고 학교공간 혁신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교육부도 지난 3월 27일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교육국장과 함께 학교공간 혁신의 주요 추진 방향과 로드맵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학교공간 혁신을 ‘사용자 참여설계’로 설정해 청소년들을 주도적 설계자로 참여하고 교사와 마을, 전문가와 함께 학교를 삶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경남교육청도 올해부터 학교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본격 착수, 다양한 사업들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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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제석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공간 재구조화사업으로 새롭게 조성한 복합공간인 ‘꿈틀꿈틀 잼(JAM-e)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통영 제석초/

    ◆학교공간 재구조화란= 학교 교문을 중심으로 운동장이 있고, 정면에 일자나 기역자형의 건물이 배치돼 있다.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 좌우로 길게 일자형 복도가 있다. 2층, 3층도 마찬가지다. 교실에 들어가면 네모난 공간의 정면에는 교탁과 칠판이 있고, 정면을 바로 보도록 학생들의 책상이 배치돼 있다. 인구 급증에 따라 단기간에 과밀 해소를 위해 학교를 짓거나, 주입식 교육방식이 이뤄지면서 이 같은 구조가 정착됐다. 아이들에게 다양성보다는 획일화된 전체주의적인 사고를 심어줬다.

    하지만 학교공간은 아이들이 밥도 먹고 휴식도 취하는 생활공간이자 교육공간이며, 지역사회의 중심역할을 하는 곳임에도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시간에 같은 밥을 배급받으면서 일명 ‘교도소’나 ‘연병장’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일선 시도교육청에서도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공간의 재구조화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한 공간에서 감성적 공간으로, 학습과 휴식은 물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의 변화다. 여기에는 직접 시설을 사용하는 학생과 교사는 물론 마을과 주민,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공간기획추진단을 설립해 ‘꿈을 담은 교실 프로젝트’ 등을 운영해 오고 있고, 광주시교육청은 학생 중심의 공간 혁신 프로젝트 ‘아지트’, 부산시교육청은 스토리가 있는 별별학교 공간만들기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지역의 학교 재구조화는= 통영 제석초등학교는 지난 3월 26일 복합공간 ‘꿈틀꿈틀 잼(JAM-e)터’를 마련했다. 제석초는 교육부에서 실시한 혁신적 돌봄교실 리모델링 공모사업에 선정돼 아이디어 설문조사, 디자인 설계 수업 등을 진행했으며,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공간을 목표로 학습과 휴식, 놀이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꿈틀꿈틀 잼터는 오전에는 일반학생이, 오후에는 돌봄학생이 활동하며, 돌봄1실은 광장형 계단식 교실로 소학예회 발표와 영화 시청이 가능하며, 돌봄2실은 아이들이 자유로운 표현활동이 가능하도록 벽면이 보드로 돼 있다. 돌봄3실은 자유로운 독서활동, 돌봄4실은 다양한 문화예술수업이 가능한 공간이다. 아이들 특성을 고려한 놀이공간인 놀이터와 친환경 휴식 공간인 학부모 대기실도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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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제석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공간 재구조화사업으로 새롭게 조성한 복합공간인 ‘꿈틀꿈틀 잼(JAM-e)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통영 제석초/

    진주 가좌초등학교는 쉼과 놀이가 어우러진 ‘하늘이 열리는 야외놀이 도서관’을 추진 중이다. 먼저 3층에 있던 도서관을 1층 중앙현관으로 옮겨 이용을 쉽게 하도록 했다. 도서관에 야외출입문을 설치해 학교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공원에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책을 보면서 놀 수 있는 공간을 위해 개폐식 천장도 설치키로 했다. 도서관과 연결된 기존 공원 벤치도 더 확충해 자연 속에서 독서도 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나들이길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지역사회 주민과 학부모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토요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어서 야외 독서놀이 쉼터와 학생, 지역민이 함께 책 읽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남형 학교도서관의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앞서 창원용지초등학교가 중앙현관에 책도 읽고 쉴 수 있는 ‘북적북적 생각놀이터’ 카페로 바꿨고, 김해 안명초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놀고 싶은 공간을 찾아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나무의 성’ 놀이터를 개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양산 평산초와 사천용남중 등 많은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학교공간 재구조화를 시도해 왔다.

    경남교육청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학교공간 재구조화에 나선다. 학교공간 혁신 TF를 구성하고, 공간 재구조화를 단순한 보수와 시설공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 내 활용하지 않는 공간을 학생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학생들이 제안하는 도장 공사와 자투리 공간을 이용한 어린이 놀이시설 설치,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도서관 개선은 물론 교육과정과 함께하는 학교 디자인 콘셉트 만들기 등을 계획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당초 올해 23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공간 재구조화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교육부의 특별교부세를 포함해 추경에 예산을 추가로 확보, 희망하는 학교 조사를 거친 뒤 대상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7일 학교공간 재구조화에 대한 학교 현장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놀이터의 디자인 디렉터이자 한국교육개발원의 ‘미래학교를 위한 학교공간 재구조화 매뉴얼’ 공동 개발자로 활동한 어린이 건축교육 전문가를 초빙해 특강시간도 가졌다. 특강에서는 미래사회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위해 학교공간 혁신의 필요성을 알아보고, 학생과 교직원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학교 사례들을 살펴보며 사용자 참여형 학교설계의 구체적 사례와 변화된 학교의 모습을 살펴봤다.

    김법곤 학교혁신과 과장은 “학교공간 재구조화는 단순히 학교시설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핵심역량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공간 조성과 사용자 참여형 설계라는 공간혁신 방향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과정 실현과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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