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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 이령지혼(利令智昏)- 이익이 지혜로 하여금 흐리게 한다

  • 기사입력 : 2019-04-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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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제(齊)나라의 어떤 사람이 금을 갖고 싶은 생각이 났다. 아침에 의관을 의젓하게 잘 차리고 금을 파는 상점으로 갔다. 상점 앞에 어떤 사람이 손에 금을 많이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제나라 사람이 그 금을 빼앗아 달아났다. 당장 관원에게 체포되어 구속되었다. 관원이 신문하기를 “사람들이 보는 데서 남의 금을 빼앗아 달아나면, 당장 잡힌다는 것을 몰랐느냐?”라고 하자 “그때는 제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고, 그 사람 손의 금만 보였습니다”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바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을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이 사람과 같은 행동을 했거나 하고 있다.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 돈을 받고 친구를 배신하는 사람, 자기가 수십 년 월급을 받은 회사의 고급 기술이나 기업 비밀을 중국에 팔아 돈을 받는 사람 등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이익에 눈이 멀어 자기의 머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가난하게 살더라도 바른 사람, 믿을 만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게 나은가? 돈은 풍족하지만 배신자, 의리 없는 인간 등으로 낙인찍히는 게 나은가? 누구나 배신자, 의리 없는 인간으로 낙인찍히고 싶지는 않지만, 눈앞의 이익에 유혹을 받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청와대 김의겸(金宜謙)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물러났다. 재개발 지역 부동산 혐의 때문이었다.

    그는 한겨레신문 기자로서 2016년 후반부터 최순실 비리사건을 파헤쳐 특종 보도를 몇 개 했고, 그 이전에도 정의를 부르짖는 사설 등을 오랫동안 써와 기자로서는 유명한 사람이다.

    청와대나 정부에서 거의 매일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부동산 투기하지 말라’, 특히 ‘재개발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를 엄단한다’고 발표하는 동안, 청와대 핵심세력은 비밀리에 재산 축적을 위한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었다. 또 10억원이라는 거액의 대출도 연줄을 통해서 부당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에 물러나면서도 차라리 깨끗하게 사과하고 떠났으면 나았을 텐데, “모두가 집사람이 한 일이라 나는 모른다”고 한 변명이 더 국민들을 우롱하는 발언이다. 요즈음 조금 큰 금액을 송금하거나 인출하려 해도 은행에서 다 조사하는데, 그 큰 액수를 투자하고 대출하는 데 본인이 몰랐다고 하는데, 누가 믿겠는가?

    청와대 핵심세력이나 정부 고위관료들의 도덕성에 의심이 가고, 그들이 국민에게 발표하는 내용은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 저절로 증명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정부 발표를 믿겠는가? 국민들 대다수는 ‘부동산 투기를 안 한 나만 바보다’라는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라고 모든 면에서 다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주변에 좋은 참모가 있어 대통령을 도와주고 부족한 면을 보완해 주어야 한다. 대통령이 믿고 일을 맡긴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대통령에게 큰 상처를 입히면, 대통령인들 오래 버티겠는가?

    * 利 : 이로울 리. * 令 : 하여금 령. * 智 : 지혜 지. * 昏 : 어두울 혼.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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