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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후회- 조고운(사회부 기자)

  • 기사입력 : 2019-04-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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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매일 후회를 한다. 점심시간에 짜장면이 아닌 짬뽕을 시켜서 후회를 하고,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너무 짧게 잘라 후회를 하고, 회식 날 과음으로 다음 날 숙취에 시달릴 때도 후회를 한다. 체중계 위에서는 삶의 습관을 후회하고, 실언이나 실수를 한 날엔 나의 태도를 후회한다. 또 일에 지치는 날엔 직업에 대한 후회를 하고, 부부싸움을 한 날엔 결혼에 대한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 나는 쿨하지 못한 성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의 선택에 따라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후회들은 때론 심각하지만 때론 아주 가볍다는 것이다.

    ▼후회와 반성은 어떻게 다를까. 후회(後悔)의 사전적 의미는 ‘이전의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침’이다. 반성(反省)의 뜻은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이다. 많은 이들은 과거에 집착하는 ‘후회’를 미래를 향한 ‘반성’으로 승화시키는 자세가 삶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모든 후회가 반성할 일이 되진 않는다. 잘못된 선택만이 후회로 이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후회란 우리가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했다고 믿는 어떤 행위에 대한 관념을 수반하는 슬픔’이라고 정의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이 있듯 수많은 후회가 있지만,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에 하는 후회는 비슷하다고 한다. 자신이 했던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을 더 후회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도 “20년 후에는 실패한 일보다도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일 때문에 더욱 크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후회없는 삶의 마지막은 없겠지만, 후회를 덜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은 4·3 보궐선거 날이다. 그동안 창원과 통영·고성에서 제대로 된 일꾼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 모두가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들을 지켜본 유권자들은 각자 최선의 선택을 한다. 당선자도 낙선자도 유권자도 후회 없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그럼에도 혹여 피할 수 없는 후회가 압박해 올 때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을 기억하자. ‘후회를 최대한 이용하라. 깊이 후회한다는 것은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이다.’

    조고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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