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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이른 벚꽃- 양영석(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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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 사람들은 군항제 기간 주말·공휴일에 외출을 삼간다. 괜스레 나갔다가 몇 시간 동안 교통정체에 시달리거나 관광객 인파에 떠밀려 다니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도 벚꽃 구경은 놓칠 수 없으니 관광객이 적은 평일 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에 여좌천 로망스다리, 경화역 벚꽃길 등을 잠깐 둘러본다. 요즘처럼 벚꽃 개화 시기가 빠르면 군항제 기간이 아닐 때 여유 있게 꽃구경을 할 수 있어 더 좋다.

    ▼진해 여좌천 벚꽃 군락단지의 개화 관측은 로망스다리 상류 방향 오른쪽 벚나무 3그루를 기준으로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말한다. 올해 진해 벚꽃은 지난달 20일 개화해 1973년 첫 관측 이래 가장 일렀다. 이는 지난해보다 6일 빠르고, 최근 10년의 평균보다 6일 빠른 것이다. 지난달 25일엔 벚꽃이 이미 3분의 1쯤 피었고, 지난달 29일에는 거의 만개해 벚꽃 명소는 상춘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벚꽃의 이른 개화는 지구 온난화 탓이다. 1970년대에는 평균적으로 4월 12월 정도에 피던 서울 벚꽃은 최근 4월 6일쯤 피고 있다. 지난 45년 동안 6일 정도 개화가 빨라진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평년의 경우 한반도 전체 평균 4월 14일이었던 벚꽃의 개화 시기는 개나리나 진달래보다 더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반도 평균으로 볼 때 21세기 초반 개화일은 4월 6일로 평년보다 8일 빨라지고, 중반에는 3월 31일, 후반에는 3월 21일 꽃이 피기 시작해 평년보다 26일이나 당겨질 것으로 예측됐다.

    ▼벚꽃 피는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면서 군항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벚꽃이 만개하고 군항제 중반 이후에는 벚꽃이 지기 시작해 축제 분위기가 반감돼 왔다. 아울러 손님맞이 대책이 군항제 기간에 맞춰진 탓에 일찍 벚꽃 구경을 온 사람들이 교통·주차 불편을 겪고 있다. 옛 진해시는 ‘벚꽃 없는 군항제’가 되지 않도록 개화 시기에 맞춰 개막일을 조정하기도 했다. 그때처럼 탄력 운영도 고려해볼 만하다. 벚꽃 없는 군항제는 있을 수 없으니까. 

    양영석 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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