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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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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57) 제24화 마법의 돌 57

“건물이 다양해요”

  • 기사입력 : 2019-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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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소. 일본 최고의 호텔이지.”

    “일본의 집들은 여러 종류가 있네요.”

    제국호텔은 석조전과 정원이 아름다웠다. 식당에 안내되어 자리에 앉자 정원이 내다보였다. 정원에는 아름다운 연못과 분수가 있었다. 제국호텔은 미국인이 지은 호텔로 일본의 명소 중에 하나였다. 호텔은 너무 비싸서 숙박을 할 수 없었다. 대신 식사를 하는 것으로 일본 여행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레스토랑은 인테리어가 화려했고 직원들의 서비스가 정중했다.

    류순영은 조선의 평범한 아낙네였지만 우아했다.

    ‘우리 마누라가 귀티가 있구나.’

    이재영은 류순영의 하얀 피부와 커다란 눈에 만족했다. 식사는 스테이크로 했다. 디저트로 차까지 마시고 나온 것은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여자가 아름다워 보이고 대접을 받는 것은 남자가 정중하게 예우를 해줄 때다.

    이재영은 류순영에게 반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 길을 갈 때는 항상 손을 잡아주거나 배려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도 배려하여 그녀가 기분 좋게 미소를 짓게 했다.

    “오늘 당신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소.”

    숙소로 돌아오면서 류순영에게 말했다.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니 예뻐지는 거죠.”

    류순영이 이재영의 팔짱을 끼었다. 그들은 도쿄 번화가를 걸었다. 은화를 만드는 거리라는 뜻의 긴자도 구경했다. 도쿄의 가장 번화한 거리다.

    “건물이 다양해요.”

    류순영이 번화한 거리를 살피면서 말했다.

    “일본도 옛날에는 목조건물을 지었지. 개항을 하여 서양문화를 받아들인 뒤에 석조건물을 많이 지었소.”

    “저건요?”

    “저건 시멘트로 지은 집이오. 큰 건물을 짓는 데는 시멘트가 좋다고 하오.”

    “시멘트는 어디서 나와요?”

    “산에서 나오지. 석회로 만든다고 하오. 앞으로 많은 건물이 시멘트로 짓게 될 것이오.”

    이재영은 도쿄에서 나흘을 지내고 조선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후쿠오카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류순영이 회중시계를 보면서 말했다. 이재영이 사준 것이다.

    “12시간 정도 걸릴 거요.”

    “그럼 후쿠오카까지 열두 시간, 시모노세키에서 배를 타고 열두 시간,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다섯 시간… 집까지 이틀이 더 걸리네요.”

    “부산에서 하루 더 머물다가 갑시다.”

    이재영이 류순영의 손을 잡았다.

    이튿날 아침 그들은 도쿄에서 기차를 탔다. 그들의 앞에는 허름한 옷차림의 조선 여자가 작은 상자를 안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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