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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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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늘어나는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높아지는 사고 위험

“교통체증 해소 효과” - “사고 위험 역효과”
도내 신호교차로 38.8% 총 1279곳
지체 30% 개선… 사고 위험 3배 커

  • 기사입력 : 2019-04-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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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신호 체계상 직진신호에서만 가능한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가 늘어나면서 교통체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그만큼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및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는 좌회전 신호에서만 가능한 ‘보호 좌회전’ 교차로와 달리 좌회전은 허용하지만 별도의 신호로 운전자를 보호해주지 않는 교차로를 뜻한다. 비보호 좌회전은 녹색등이 켜지고 맞은편에 차량이 없을 때 하는 것이 원칙이며, 녹색등이더라도 맞은편에 차량이 오면 기다려야 한다. 경남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신호교차로 수 3294곳 가운데 38.8%인 1279곳이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로 운영되고 있다. 경찰청은 2015년부터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완화하고 불필요한 신호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보호 좌회전 신호체계를 전국적으로 대폭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좌회전과 비보호 좌회전을 함께 운용하는 보호·비보호 겸용 교차로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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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 노블파크 후문 맞은편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에서 창원시, 시의회, 창원중부경찰서,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이러한 비보호 좌회전 신호체계가 늘면서 교통체증 해소에는 도움이 되고 있는 반면 사고 위험 또한 높아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관계자는 “비보호 좌회전 제도가 교통상황에 큰 혼란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보기는 무리지만, 비보호 좌회전을 파란불 신호에서 반대 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없을 때에만 해야 한다는 개념을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고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7일 오전 10시 45분께에는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 노블파크 후문 맞은편 왕복 6차선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에서도 주택가로 진입하기 위해 직진 신호 때 좌회전하던 A(54)씨의 SM5차량이 반대 차선에서 직진 신호에 주행 중이던 K3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날 사고로 A씨 차량에 타고 있던 B(14)군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전문가들은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에서의 사고 대부분이 반대편에서 주행하는 차량이 직진신호를 받고 달려오는 상황에서 일어나 피해가 크다고 보고 있다. 또 교차로에서 한 방향만 비보호 좌회전을 할 수 있는 직좌 차선일 경우, 직진 신호를 받고 주행하는 반대편 차선에 있는 운전자가 반대 차선이 비보호 좌회전인지를 노면 표시로만 알 수 있는 점도 사고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의 ‘비보호 좌회전 운영 확대방안’ 보고서를 보더라도 보호 좌회전에서 비보호 좌회전으로 바뀌어 운영될 경우 비보호좌회전은 지체도의 경우 효율성이 30% 이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이 경우 좌회전 교통사고가 3배가량 증가하고, 반대로 비보호좌회전에서 보호좌회전으로 운영될 경우에는 30%가량 좌회전 교통사고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7일 사망사고가 난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가 향후에도 사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고 창원시, 시의회,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들과 10일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유관기관들은 좌회전 신호 교차로로 변경하는 방안과 비보호 좌회전 차선에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교통섬을 제거한 뒤 유턴 신호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 빠른 시일 내 개선키로 했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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