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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67) 제24화 마법의 돌 67

“안녕하세요? 미치코입니다”

  • 기사입력 : 2019-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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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의 뜰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붉게 익었다. 정원을 잘 가꾸고 있다. 연못도 있고 가을꽃인 국화도 싱그럽게 피어 있다.

    “예. 단양팔경이 아주 좋지 않습니까?”

    “단양에 시멘트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던데 그 때문에 간 것이오?”

    이재영은 김일경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소문이 벌써 김일경의 귀에 들어가 있었다.

    “단양에 산이 하나 매물로 나온 게 있어서 그 때문에 갔다가 오기는 했는데… 누가 시멘트사업을 합니까?”

    단양에서 시멘트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김태주라고… 안동 사람인데 혹시 아시오?”

    김일경이 이재영의 눈치를 살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모르겠는데요.”

    “그럼 내가 나중에 소개하지.”

    김일경도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차를 마시면서 한담을 나누는 동안 게이샤들이 들어와 인사를 했다. 모두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들이었다.

    “안녕하세요? 미치코입니다.”

    미치코가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그녀는 후지와라의 옆에 앉았다.

    “에이코입니다.”

    에이코가 절을 했다. 에이코는 김일경의 옆에 앉았다.

    “저는 아키코예요.”

    이재영의 옆에는 아키코라는 게이샤가 앉았다. 스무 살이나 되었을까. 작고 앳된 얼굴의 게이샤였다.

    “시멘트라… 시멘트가 많이 팔리기는 하겠소?”

    후지와라가 눈을 번들거렸다. 욕심이 생기는 모양이다.

    “앞으로는 시멘트가 대세가 될 거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시멘트로 수십 층짜리 건물을 짓는다고 합니다. 철근도 들어가지만….”

    김일경은 조선인으로는 드물게 미국까지 다녀왔다. 한 달 동안이지만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보다 더 큰 땅덩어리, 백인과 흑인, 거대한 빌딩들, 끝없이 넓은 평원을 보았다고 했다. 심지어 흑인 여자와 동침을 했다고 남자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철근이야 일본제철에서 생산하고 있지 않소?”

    일본제철은 중일전쟁을 앞두고 일본의 철강회사 7개가 합쳐져 1934년에 설립되었다. 비행기와 탱크, 군함 등에 철이 대규모로 소요되면서 철강회사들을 합병시켜 일본 최대의 철강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우리가 철을 생산할 수는 없지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갑니다.”

    대구에서 부자로 손꼽힌다고 해도 일본제철과 비교할 수는 없다. 일본은 군수공장 설립이 한창이다. 총을 만들고 대포를 만드는가 하면 군복과 군화를 생산한다. 대장간에서 두드려 만들던 군도도 이제는 철강회사에서 대량 생산한다.

    군수공장은 나라를 상대로 장사를 한다.

    “기왕에 사업을 하려면 황군에게 유리한 사업을 해야 하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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