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2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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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일 장애인의 날… 여전히 문턱 높은 공연장 (하) 대책

관람보조기기 구비 등 문화 향유권 개선 절실
필요성 공감에도 강제성 없어 예산 편성 안해
기기환경 표준화·열악한 예산 먼저 고려돼야

  • 기사입력 : 2019-04-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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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조례·예산 없어=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연장 내 휠체어석과 점자안내도 시설은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장애인의 문화 관람을 돕는 관람 보조기기 관련 내용을 포함한 조례는 없다. 관련 예산 역시 전무하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픽사베이/

    경남도는 도내 공연장 장애인 편의시설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공연장 등록·관리 등 업무는 시장과 군수, 구청장 등 하위 지자체장에 있다”며 “장애인이 관람 편의시설과 서비스에 대해 도가 직접 지원하고 있는 예산은 없다”고 말했다.

    지체장애인 이수현씨는 “장애인의 문화향유권 확대 문제는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정확한 데이터조차 없는 실정이다”며 “정확한 조사를 바탕으로 장애인도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장들 역시 관련기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자체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지 않고 있다. 창원 성산아트홀 관계자는 “내년께 공연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인데 그때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장·예술단체 인식 개선 필요= 도내 대부분의 공연장이 장애인을 위한 관람 보조기기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관련 기기가 있는 곳에서도 보편적 문화 접근권에 대한 정책 부재로 적절하게 활용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A공연장 관계자는 “장애인을 위한 자막이나 음성 해설을 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장애인을 위한 공연을 따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단체 역시 마찬가지다. 공연 제작사가 한글자막이나 장면 해설을 제작하지 않고, 제작사와 대관 계약을 맺는 공연장 역시 이를 요청하지 않는다. 영화는 영진위와 영화업계의 협의로 ‘베리어프리’가 정례화돼 있지만 공연계는 이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B예술단체는 “장애인 관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는 적극 공감해 공연 특성에 따라 프로그램의 요약본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면서도 “기기 환경 표준화 등 공연장의 편의시설 부족과 열악한 공연업계의 비용 문제 등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편적 접근성’ 우선돼야= 전문가들은 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 보장의 방향성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에 관한 정책은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과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8년 문체부 예산 중 장애인 문화예술체육활동에 대한 예산 비중은 0.39%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장애인 예술 역량 강화’ 명목의 ‘함께누리 지원’ 예산 대부분이 단체 지원 중심으로 쓰이고 있어 장애인의 창조적 문화예술 활동 저변 확대나 문화향유권 신장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장애인 단체는 문화 향유권이 장애인을 포함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호소한다. 조현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장애인이 문화나 예술의 영역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합의된 내용이다”며 “장애인이 겪고 있는 차별을 개인의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 사회 구성원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산장애인복지관 김경연 복지사는 “현재 정책으로는 장애인들이 현저히 제한된 기회만 얻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지역사회에 같이 어울려서 본인의 생활연령에 맞는 공연을 선택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성 정책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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