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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69) 제24화 마법의 돌 69

“좋은 남자가 필요해요”

  • 기사입력 : 2019-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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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와라는 옆에 앉아 있는 기생을 끌어안고 소곤거리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때때로 그의 손이 게이샤의 엉덩이를 더듬었다.

    김일경도 게이샤와 술잔을 주고받고 있었다. 김일경은 요정을 좋아한다. 게이샤들을 끌어안고 그녀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한 달에 열흘을 요정에서 지냈다. 미곡상으로 큰돈을 벌었으나 요정을 좋아하여 차라리 요정을 하나 사라는 말까지 듣고 있었다.

    다른 방의 게이샤가 샤미센을 연주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일본에서 유행한다는 ‘벗꽃처럼 지는 청춘’이라는 노래였다. 사랑하는 남자가 황군이 되어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은 노래도 천황과 전쟁을 찬양하고 있었다.

    요정에서 나온 것은 거의 12시가 가까워졌을 때였다. 아키코는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재빨리 그에게 달려들어 키스를 했다.

    ‘영악하네.’

    이재영은 속으로 웃었으나 기분이 좋았다.

    “이상이 좋아요.”

    아키코가 이재영의 귓전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었다.

    “여관에 방을 잡고 부르면 갈게요.”

    “돈이 필요한가?”

    이재영은 게이샤가 돈 때문에 유혹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남자가 필요해요.”

    여자가 눈웃음을 쳤다. 이재영은 잠깐 유혹에 흔들렸다.

    “내가 무엇을 해주면 되지?”

    “돈이요.”

    여자가 생글거리고 웃었다. 노골적으로 말하여 얼굴이 찡그려졌다.

    “다음에.”

    이재영은 여자의 유혹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쿄에 있을 때 일본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한 일이 있었다. 여자는 하숙집 주인 여자의 동생이었고 남자는 군인으로 조선에 파견되어 있었다.

    여자가 방을 청소하는데 걸레질을 할 때 통통한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재영은 욕망이 일어나 다짜고짜 달려들었다. 기모노를 입고 걸레질을 하는 여자의 모습에 맹렬하게 욕망이 일어났다. 여자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일본을 떠날 때까지 여자를 품었다.

    나중에야 여자가 이재영을 유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는 그때 이미 군인인 남편이 있었다. 남편이 군대에 있어서 외로웠던 것 같았다.

    여자를 몇 년 만에 우연히 경성역에서 다시 만났다. 그녀는 용산에 주둔하고 있는 남편을 만나러 온 길이라고 했다.

    “며칠 다니러 온 건가요?”

    “한 달쯤 경성에 있을 거예요.”

    “그렇군요.”

    이재영은 새삼스럽게 여자를 살폈다. 욕망이 맹렬하게 일어났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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