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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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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내 나이가 어때서- 강지현(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19-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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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년에 한 번 이상은 꼭 해외여행을 한다. 지금까지 50여 개국을 다녔다.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을 즐긴다. 취미는 전통악기 연주. 도구는 아이패드 앱이다. ‘엑셀 아트’로 문양을 디자인해 옷이나 가방도 만든다. 인연을 못 만나 결혼은 아직이다. 생활은 불규칙한 편.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어느 젊은이의 ‘워라밸을 찾아서’가 아니다. 올해 나이 여든셋, 일본인 와카미야 마사코씨 얘기다. 그녀는 82세였던 2017년, 노인용 게임 앱 ‘히나단’을 개발했다. ‘노인들의 스티브 잡스’로 불린다. 재미있는 건 그가 60세까지 컴맹이었다는 사실. 정년퇴직 후 인터넷 사용법을 배우고 다양한 친구를 사귀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최근엔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라는 책도 냈다.

    ▼그녀는 요즘 말로 ‘노노족(NO老族)’이다. 영어 ‘노(No)’와 한자 ‘노(老)’를 합성한 신조어로, ‘늙었지만 젊게 사는 노인’이란 뜻이다. 실버파워를 보여주는 노노족이 늘고 있다. 기발한 콘텐츠로 무장한 1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73) 할머니, 카리스마 넘치는 시니어 모델 김칠두(65)씨가 대표적이다. 최근 전국노래자랑에서 ‘미쳤어’를 부르며 전국을 ‘할담비(할아버지+손담비)’ 신드롬에 빠지게 한 지병수(77) 할아버지도 있다.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미국 디자이너 아이리스 아펠(98)과 패셔니스타 헬렌 루스 윙클(89)도 유명한 실버스타다.

    ▼2018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79세, 여자 85세다. 수명은 느는데 노년의 삶은 깜깜하다. 노노족의 특징은 ‘긍정의 아이콘’이란 점. 그들의 활기와 자신감은 긍정 에너지에서 나온다. 지병수 할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며, 헬렌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암으로 아들을 먼저 보냈다. 마사코 할머니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이 코스요리라면 노년은 디저트랍니다. 노년이라는 맛있는 디저트를 만끽하며 ‘엔조이 에이징(enjoy aging)’ 하는 것이 어떨까요?”

    강지현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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