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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73) 제24화 마법의 돌 73

“춤출 줄 아세요?”

  • 기사입력 : 2019-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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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 장교 부인과 바람을 피우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이러한 일이 드러나면 일본인들은 경악할 것이다.

    “부인에게 미안해요.”

    나츠코가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류순영을 일컫는 말이다. 원피스를 입은 나츠코의 가슴이 풍만해 보였다. 허리를 잘록하게 만든 회색 옷이다. 코트는 벗어서 벽에 걸었다.

    “나는 나츠코상 남편에게 미안해요.”

    이재영이 웃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사실은 조금도 미안하지 않았다. 나츠코도 절대로 미안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음식이 들어왔다. 한정식이 상에 푸짐했다. 음식을 본 나츠코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술 좀 마셔도 돼요?”

    나츠코가 물었다.

    “그럼요.”

    이재영은 웃으면서 그녀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나츠코는 이재영에게 술을 따랐다. 술은 정종이다. 잔을 부딪치고 한 모금씩 마셨다.

    “요리가 맛있어요.”

    나츠코가 굴전을 먹으면서 말했다.

    “명색이 요리집입니다. 많이 들어요.”

    이재영은 술을 마시면서 음식을 먹었다. 나츠코도 즐겁게 식사를 했다. 이재영은 덜컹대는 기차에 시달렸기 때문에 시장했다.

    “카바레에 데려다 줄래요?”

    식사를 하면서 나츠코가 물었다.

    “카바레요?”

    이재영은 어리둥절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어요. 어떤 곳인지 가보고 싶어요.”

    “좋아요.”

    나츠코가 가보고 싶다는데 거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재영도 카바레는 몇 번밖에 출입하지 않았다. 대구에서 상인들의 모임이 있을 때 요정을 가거나 카바레에 갔다. 그러나 카바레보다는 요정에 더 많이 갔다.

    식사를 마친 것은 한 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천둥번개는 그쳐 있었다. 이재영은 나츠코의 허리를 안고 카바레로 갔다. 식당에서 가까운 종로에 카바레가 있었다. 무대에서는 악사들이 유행가를 연주하고 플로어에서는 사람들이 껴안고 블루스를 추고 있었다. 중국에서 전쟁이 계속되어서인지 손님이 많지 않았다.

    “화려하네요.”

    웨이터가 안내해준 자리에 앉아 나츠코가 사방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무대에서는 여자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재영은 자리에 앉자 맥주를 주문하여 나츠코와 마셨다.

    “춤출 줄 아세요?”

    맥주를 반잔쯤 마신 나츠코가 물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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