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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도보다리- 허승도(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9-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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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후 산책과 단독회담을 한 판문점 도보다리는 평화의 상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를 거닐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지금도 선하다.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도보다리를 함께 걷는 두 정상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랜 여운을 남겼다. 진지하게 대화하고 서로 경청하는 모습을 통해 두 정상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한반도 분단의 상징이 된 판문점 부근에는 3개의 다리가 있다. 지난해 남북정상이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와 ‘돌아오지 않는 다리’, ‘72시간 다리’이다. 도보다리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과 중립국 감독위원회 사이에 설치된 50m 길이의 교량으로 유엔사가 ‘Foot Bridge’로 부르던 것을 직역한 것이다. 푸른색 페인트칠이 돼 있는 이 다리는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쉽게 드나들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공동경비구역(JSA) 내에 군사분계선(MDL)이 지나가는 사천(砂川) 위에 있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판문점의 최초 다리다. 본래 이름은 ‘널문다리’였으나 1953년 휴전협정 후 이 다리를 통해 포로 송환이 이뤄지면서 한 번 건너가면 돌아올 수 없다는 뜻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72시간 다리’는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폐쇄되면서 북측이 72시간 만에 세운 것이다. 이 다리는 북측에서 판문점으로 들어오는 용도로 사용된다.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주제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공연이 있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도보다리에서 바흐가 죽은 아내를 생각하며 비통한 마음을 표현한 곡으로 알려진 ‘샤콘’을 독주했다. 북측 참가자 없이 열린 이날의 비통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됐다. ‘도보다리’가 1년 만에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된 느낌이었다. 도보다리가 ‘마음대로 오가는 다리’로 명명되는 날을 기대해도 될까? 

    허승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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