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2일 (화)
전체메뉴

[거부의 길] (1575) 제24화 마법의 돌 75

“너무 좋아요.”

  • 기사입력 : 2019-05-01 07:00:00
  •   
  • 메인이미지




    방은 3층이었다. 여관비를 지급하고 3층으로 올라갔다.

    “비를 흠뻑 맞았어요.”

    나츠코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우산을 썼으나 비가 들이친 것이다. 비에 젖은 그녀의 몸이 육감적으로 보였다. 거리는 가로등이 들어와 있지만 화려하지는 않았다. 여관의 창으로 비가 내리는 거리와 남산이 보였다.

    나츠코가 비에 젖은 옷을 벗기 위해 방의 불을 껐다.

    이재영은 비에 젖은 옷을 벗었다. 방에 훈훈한 온기가 돌았다. 가을이라 방에 난방이 되어 있었다. 나츠코도 미적거리면서 옷을 벗었다.

    이재영은 나츠코를 포옹하여 격렬하게 입을 맞췄다. 나츠코는 일본 군인의 부인이다. 불안하면서도 알 수 없는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 좋아요.”

    나츠코가 이재영에게 안겨서 몸을 떨었다.

    “너무 좋아요.”

    나츠코가 단내를 풍겼다.

    비를 맞았기 때문에 한기가 느껴졌다. 이재영은 나츠코와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욕망을 배설하는 것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츠코는 한 번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재영은 나츠코와 이틀을 지내고 대구로 돌아왔다.

    가게에 나가자 미곡창고에 쌀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가게에서 100m쯤 떨어져 있는 창고로 갔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

    미곡가게를 맡고 있는 변우영이 말했다.

    “오늘은 몇 석이 들어오나?”

    “백 석이 들어옵니다.”

    “금년에는 천 석만 매입하지. 전쟁도 있고….”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변우영이 대답했다. 류순영은 전쟁이 시작되자 금을 사들였다. 금을 많이 사들였기 때문에 쌀을 매입하는 자금이 줄었다. 시멘트 사업에도 자금이 필요했다. 비상시에 자금을 풀어 쌀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비축해 두어야 했다.

    ‘마누라가 돈길을 잘 찾네.’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사들인 금이 전쟁이 계속되면서 값이 배로 올랐다. 사람들은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류순영은 12월이 되면 모두 팔겠다고 했다.

    “금값이 계속 오르는데 왜 팔아?”

    이재영은 어리둥절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체해요.”

    “무슨 소리야?”

    “사람의 위장이 한계가 있는데 계속 먹어 봐요. 체하죠.”

    류순영의 말은 옳았다. 언젠가 밥을 두 그릇 먹고 체하여 크게 앓은 일이 있었다. 이재영은 그 후에 절대로 과식을 하지 않았다.

    12월이 되자 류순영은 금을 대부분 팔았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