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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인가, 독점인가- 이혜영(남촌법률사무소 변호사)

  • 기사입력 : 2019-05-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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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4월 9일 특허청에 사법경찰이 떴다. ‘산업재산 특별사법경찰’을 말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19일, 특허청 공무원에게 특허, 영업비밀, 디자인 침해 범죄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개정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사법경찰직무법)이 시행되면서 이를 근거로 정해졌다.

    이제 행정청인 특허청이 직접 나서서 지식재산 범죄를 수사하게 되었다. 이러한 제도들의 시행은 지식재산권의 중요성과 분쟁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필자는 종종 요즘 법원에 제기되는 소송들의 분위기는 어떠냐는 질문을 받는다. 경기가 어려우니 분쟁이 더 늘어나지 않았냐고, 변호사들은 일이 늘었겠다고 묻곤 한다.

    물론 예전 같으면 합의로 넘어갈 분쟁도 소송까지 번지거나 재산범죄가 더 늘어나기도 한 듯하다.

    그중에서도 특허청 영업비밀보호센터의 조사 자료에 의한 영업비밀 판례의 추이를 보면, 연평균 24.8% 증가하고 있으며, 민사사건 기각률은 77.8%, 형사사건 무죄율은 26.1% 수준으로 4차 산업혁명의 분위기 속에서 영업비밀 분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업들의 영업비밀 관리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급변하는 기술변화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해야 하고, 이에 성공한 후에는 잘 보호해야 함은 자명하다. 보호 방안으로 무엇이 있는가. 주로 먼저 특허등록을 받아야지라고 떠올릴 것이다. 그래야 나 혼자 쓸 수 있는 독점권을 얻으니까.

    하지만, 특허권은 특허공보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고,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다. 출원일로부터 특허권 설정등록일 후 20년이다. 존속기간이 끝나면 누구나 쓸 수 있게 된다.

    기술변화 속도가 빠른 분야라면 20년이란 세월이 야속하지 않겠지만, 코카콜라 원액 제조비법처럼 수백 년이 지나도 아무도 몰라야 하는 기술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힘겹게 개발한 신기술 부품설계도와 제조방법, 비공개가 생명인 영업노하우, 회사 내부에서만 알아야 하는 고객정보 등은 독점권을 포기하더라도 세상에 내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비밀로 관리하였다면, 즉 자료 파일마다 암호화 장치를 해 두고, 자료실에는 출입을 제한하고, 비밀자료임을 직원이나 바이어, 도급계약자들에게 고지하였다면 영업비밀로 인정될 수 있다. 영업비밀은 존속기간의 제한이 없다는 커다란 이점이 있다.

    특허권은 ‘특허법’에 의하여 보호받지만, 영업비밀을 무단 사용하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의 위반이 된다. 또한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

    기업은 영업비밀의 유출 경로는 주로 내부의 직원이 이직할 때나 도급계약자 등 거래자에 의해 이루어짐을 유념해야 하고, 서류나 도면의 절취, 외장 메모리 복사의 형태로 유출되며, 이는 곧바로 매출액 감소로 이어져서 기업이 타격을 입게 됨을 잘 알고 조심해야 한다.

    피해를 입은 기업은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침해자에게 침해금지 가처분, 침해물의 폐기 또는 제거 청구, 손해배상 청구, 형사상 침해죄,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할 수 있다.

    지금 1000억원대 ‘치킨 분쟁’이 한창이다. BBQ 측은 영업비밀 침해로 인해 7000억원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bhc 측이 해킹을 통해 사업 매뉴얼과 레시피, 원가자료 등을 수년간 빼돌렸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먼저 1000억원을 청구금액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0억원대의 영업비밀 분쟁! 그 결과가 궁금하다.

    이혜영

    남촌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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