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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76) 제24화 마법의 돌 76

“전쟁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

  • 기사입력 : 2019-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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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12월이 되었을 때 남경을 점령했다. 상해에서 남경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이 일본군 수중에 들어갔다. 1937년은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앞두고 전쟁의 광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러시아와 미국 등 유럽은 일본의 팽창을 견제했다. 그러나 독일에 히틀러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에 유럽은 전전긍긍했다. 일본의 군국화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일본은 남경을 점령한 뒤에 더 이상 진격하지 않았다. 그들은 유럽과 미국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멀리 중국 대륙에서 전쟁의 광기가 휘몰아쳐왔으나 대구는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문이 요란하게 전쟁 소식을 보도해도 남의 나라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상인들은 예민했다. 물가가 오르고 물자가 부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

    류순영이 이재영에게 물었다. 류순영도 신문과 잡지를 통해 전쟁을 알고 있었다. 일본은 중국과의 전쟁에 그치지 않고 남방 진출 전략을 세웠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자 미국이 철과 석유 등의 수출을 금지했다. 석유와 철의 수입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던 일본은 식민지를 늘려 수탈하자는 방침을 세우고 필리핀과 동남아를 침략하고, 마침내 진주만을 기습하게 되었다. 전쟁이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확대되면서 중국에서의 전쟁이 힘들어졌다. 국공합작이 실시되어 중국이 본격적으로 항전을 하게 된 것도 일본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었다.

    “중국에서의 전쟁은 소강상태인 모양이오.”

    이재영은 일본인들로부터 전쟁 소식을 들었다. 일본인들은 거의 매일같이 전쟁 소식을 전하면서 기뻐했다. 일본의 승리, 황군의 승리라는 말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술자리에서도 군가를 불러댔다.

    “중국이 그냥 있나요? 자기네 나라를 일본이 침략했는데.”

    류순영은 중국이 일본에 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군벌이 득세하고 제대로 된 정부가 없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중국은 국가가 없는 나라요. 군벌과 공산당이 싸우고 있소.”

    “일본과 싸우지 않고 자기들끼리 싸워요?”

    “국민당군과 공산당이 손을 잡았으니 일본도 곧 타격을 받게 될 거요.”

    “시멘트는 어떻게 할 거예요?”

    “전쟁 중이라 사업을 하는 게 좋지 않소.”

    “시멘트는 기간산업이에요. 계속 추진해요.”

    류순영이 잘라 말했다. 류순영은 의외로 강단이 있었다. 이재영은 후지와라와 함께 시멘트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류순영의 말이 옳아서가 아니라 일본인들과의 관계를 이어가야 했다. 총독부에서는 좀처럼 시멘트공장 건설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평양 근교와 함흥 근교에서 이미 일본인이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었다. 그들의 방해로 시멘트 공장을 건설할 수 없었다.

    전쟁의 확대로 일본은 물자 부족이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독일이 유럽과 전쟁을 벌이면서 물자의 수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식민지에서 수탈하라!’

    일본은 조선에서 물자를 수탈하기 시작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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