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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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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십니까?- 황상원(창원대 대외협력팀장)

  • 기사입력 : 2019-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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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특성상 PC와 모바일 메신저의 사용이 잦은 편이다. 대외비가 아닌 웬만한 대화나 파일은 메신저를 이용해 주고받는다.

    개인 간에도 그렇지만 단체대화방도 적지 않다. ‘단톡방’ 만들기와 나가기를 반복하는 일은 일상의 모습이 됐다.

    단톡방을 구성하는 멤버들도 다양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형성된 여러 형태의 꽤 복잡한 인간 관계망이 메신저라는 통로로 연결돼 있는 것이다.

    분명 빠르고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톡방에서는 간혹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대수롭지 않게 방 밖의 누군가를 평가하는 글이 올라오거나 우리 주변의 아픔을 희화화하는 표현들, 카피라이트가 불분명한 자료들, 근거 없는 소문, 성적 농담 등이 등장할 때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공유자들은 대개 한 공간에 있다는 유대감이 초래한 ‘별생각 없는’ 언행 정도로 치부하고 만다.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비교적 낮다.

    이 때문인지 오프라인에선 ‘점잖은’ 사람들조차 단톡방 안에서는 윤리의식, 또는 정의감이 무뎌지는 경우를 심심찮게 목격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는다.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 보고만 있거나 조용히 ‘나가기’를 클릭한다. 동조 아닌 동조이다.

    그때의 단톡방은 일종의 카르텔이 되고,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온정주의로 만연한 공간이 된다.

    최근 큰 파장을 일으킨 ‘연예인 단톡방 사건’을 접하면서 나에게 묻는다.

    나의 메시지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 적은 없는가. 내가 만들어낸 단톡방들은 온전히 선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나 그리고 우리가 ‘그 연예인들’과 다르다는 말은 서랍 속에 넣어두자. 그 ‘단톡방’은 어디에나 있다.

    나부터, 작은 것부터 바꿀 때 세상도 변한다. 지금 나의 수많은 메신저들부터 시작해보자.

    끝으로 주제넘지만 너에게 묻는다. 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십니까?

    황상원 (창원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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