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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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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화 속 숨은 재료를 찾는 재미- 이정환(재료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 2019-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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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 속 재료 과학’을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영화라는 매체는 실생활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가상으로 재미있게 구성한 연출된 스토리이다. 그런 매체의 특징만큼이나 그 속에 포함된 다양한 과학 요소들을 찾아내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건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통해서는 주인공이 어릴 적 착용했던 ‘척추교정기’를 소개하고 최근 제품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금속의 특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를 소개하며 드론 기술의 발전사와 이의 제작에 많이 사용되는 ‘카본’ 기술을 알리고,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를 통해서는 명령어가 담긴 얇디얇은 카드 하나로 단 몇 분 만에 권총 한 자루를 만들어내는 ‘3D프린팅’ 기술의 공정 특징을 설명했다. 그리고 영화 ‘터미네이터2’의 화려함을 보여주며 액체금속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갈륨’이라는 금속의 중요성을 살필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는 ‘영화’를 통해 자신이 직접 겪지 못하는 재미나거나 혹은 위험하고 스펙터클한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알고 보면 우리 생활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거나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들이 많다.

    지난 4월 25일 국토교통부는 첨단조향장치가 장착된 차량의 운행을 허용하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첨단조향장치’는 차량에 달린 센서와 카메라에서 발생되는 신호를 바탕으로 작동되는 것이다.

    최근 한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는 일정 거리를 운전자가 리모컨으로 차량을 주차하고 자신이 원하는 곳까지 저속(시속 10㎞ 미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원격제어 기능을 가진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어릴 적 손목시계 모양의 무선 송수신기를 통해 자동차를 부르기도 했던 미국의 한 인기 드라마의 옛 장면 일부가 현실로 실현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정부는 영화 속 첨단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R&D 예산을 확대해 왔고, 2019년에는 드디어 R&D 예산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연구자 주도형 기초연구,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중소기업 역량 강화와 국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한 투자 결과이기도 하다.

    ‘과학’이 없는 삶이란 없다. 그중에서도 ‘재료’는 더욱 돋보이는 존재이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들은 이를 잘 대변해준다.

    앞으로 영화를 보고 즐기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는 재료 과학의 활약상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재료는 삶을 변화시키고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재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국민들 모두가 한 걸음씩 재료에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우리 연구원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를 하고 있다. 이것이 재료연구소의 불빛이 밤에도 쉽게 꺼지지 않는 이유이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소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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