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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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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김영일(수필가)

  • 기사입력 : 2019-05-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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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윤석중 선생이 노랫말을 짓고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인 어린이날 노래다. 1960~1970년대만 해도 마을 공터나 골목에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0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뛰놀며 한마당 경연을 펼치던 시골학교 운동회는 지역 축제의 장이기도 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요즘은 어떤가? 마을 어디에도 무리 지어 뛰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교정에는 고작 50명이 채 되지 않는 전교생이 모여 교장선생님 말씀을 듣는다. 이촌향도(離村向都) 때문이라는 것도 30~40년 전의 옛 얘기다. 지금은 결혼해도 자식을 낳지 않거나 1~2명에 만족한다. 아예 혼인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삶이 팍팍하고 힘들다는 얘기일 것이다. 게다가 놀이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운동장이 비좁다고 느껴질 정도로 공을 차고 어울려 뛰노는 아이들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스마트폰에 빠져 혼자 지내는 아이들이 더 많다.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를 익혀야 할 나이에 스스로 외톨이가 되려는 듯하다.

    5월은 만물이 성장하는 신록의 계절이며 가정의 달이다. 어린 새싹에게 꿈과 희망의 선물을 안겨주는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줄지어 기념일이 기다리고 있다. 실천력이 부족한 현대인을 위해 만든 특별한 날이지만 그날만이라도 어린이를 생각하고 부모를 위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 두려움 없이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보살피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스스로 3포 세대라고 폄하하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가정을 꾸리게 도와 주자. 그리고 인구절벽을 걱정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 그건 우리 어른들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할 의무이다. 어린이와 청년의 미래를 염원하며 후렴을 이어 불러 본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 날 우리들 세상”

    김영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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