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기고] 학교공간과 민주시민교육- 이종국 (통영제석초 교장)

  • 기사입력 : 2019-05-15 07:00:00
  •   
  • 메인이미지


    “돌봄교실 너무 좋고 재미있어요.” “이곳은 내 의견이 담긴 거예요?.” “우리가 낸 의견이었는데, 그대로 되어 있어서 놀랐어요.”

    아이들의 의견을 담아 새롭게 만든 돌봄 교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활기차고 밝다. 공간은 다시 어린이를 키운다는 말처럼 환경을 만들어 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학교현장에 자주 회자되고 있는 키워드가 공간의 혁신이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약 1250개 학교 공간을 미래 지향적인 시설로 바꿀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경남을 비롯한 전국 학교에서 공간 혁신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공간이 교육’이라는 철학으로 학교공간에 관심을 가진 필자에게는 공간혁신 사업이 반갑고 큰 의미로 다가선다. 그동안 시설과 안전에 대한 환경투자는 크게 늘어 학교환경은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학교공간은 효율성의 측면에서 주로 강조되어 교육학적 관심을 가지고 성찰하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교공간은 ‘제3의 교사’라 할 정도로 공간 그 자체가 총체적으로 교육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공간의 변화는 모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공간을 변화시켜 나가는 공간주권의 관점으로 학교 공간혁신을 이해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공간수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공간수업은 아이들의 의견을 담고 의견을 모으고 함께 참여하면서 눈으로 결과물을 보는 가장 민주적인 모습이 될 수 있다.

    먼저 공간의 혁신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과정에서 시작하면 좋겠다. 학교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만들고 싶은 학교공간에 대해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학교에서도 구성원의 이야기를 담아 미술, 음악, 영화, 게임, 놀이 등 5개의 콘텐츠가 담긴 돌봄교실을 구성하고 꿈틀꿈틀 잼터로 정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담았다.

    또한 학교 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관찰하고 상상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학생을 중심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들이 참여에 의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 아이는 스스로의 가능성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결정한 것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한 어린이들의 자존감은 그 어떤 교육으로도 받을 수 없는 선물이다.

    사람과 공간이 만나면 학습이 일어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효과적인 학습환경센터 (CELE:centre for effective learning environments)에서 사람과 공간이 만나면 학습이 일어난다는 말처럼 이제 공간을 만드는 일은 그 자체가 교육이 될 수 있고 민주적 경험을 위한 장이 되기도 하며 사람을 연결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결이 담긴 삶과 배움이 상호작용하고 통합되는 환경, 작은 쉼터 공간 꾸미기에서부터 실천하여 그 가치와 의미를 공유한다면 학교공간 재구조화가 우리와 무관한 담론에 머물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공간조성 과정에 있어서 교사와 학생이 공간조성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수업으로 직접 참여하면 살아있는 공간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이종국 (통영제석초 교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