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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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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북한의 야간 불빛- 이현근(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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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위성사진에 찍힌 북한의 야간 불빛 사진을 두고 북한의 경제력을 분석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위성사진에는 러시아와 중국, 우리나라 도시들의 불빛은 휘황찬란한데 북한은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시꺼멓게 나와 마치 바다와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이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량(GDP)은 1400달러 (약 165만원)에 불과하고, 이는 세계 10대 빈곤국의 수준이라고 한다.

    ▼불의 발견은 인류에게 극단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벼락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우연히 발견한 것이지만 날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고, 추위에서 벗어나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난방 혁명’을 줬다. 한걸음 더 나아가 밤이면 동물들의 위협 때문에 꼼짝없이 갇혀 살아야 했던 인류는 불에서 나오는 빛으로 행동반경을 낮에서 밤까지 확대한 ‘조명의 기적’을 안겨줬다. 이로 인해 불은 인류를 영장류와 구별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대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전기가 이론화된 것은 1819년 이탈리아인 볼타가 전지를 발명함으로써 시작됐고, 1870년을 전후해 지이멘스와 그람에 의해 발전기가 완성되면서 전기시대가 열렸다. 불과 200년밖에 되지 않은 셈이다. 1879년에 에디슨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백열전구에 불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1884년 조명용 아크등이 궁궐에 들어왔고, 1901년 8월 17일 처음으로 서울시내에 전등이 점등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불과 100여 년 전이다.

    ▼북한의 야간 불빛은 지난 2000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촬영해 공개한 사진에서도 북한의 전력난은 극심하지만 남한은 경제발전을 하고 있다는 대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도 있었다. 어쨌든 최근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지역 국가들의 야간 불빛은 예전에 비해 몰라보게 밝아진 것을 보면 북한의 전력난이 녹록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인류에게 불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전 세계 도시의 밤을 밝히는 불빛이 유독 북한지역만 꺼져 있다는 것은 인류애나 동포애, 통일을 해야 하는 남북관계를 봐서도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닌 듯싶다.

    이현근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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