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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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봉사에 중독된 김형태 씨

봉사는 아름다운 마법이죠
나눔 + 욕심 - 행복 × 사랑 ÷

  • 기사입력 : 2019-05-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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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하고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는 봉사와 나눔에 중독된 직원이 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봉사 중독자’로 통하는 김형태(55·배송센터)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교대근무를 하면서도 매월 20차례 이상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김씨는 맘씨 좋고 편안한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 인터뷰 도중에도 여기저기서 봉사활동에 관련한 연락이 왔다. 그의 수첩에도 봉사활동 일정과 재능기부 공연 등의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교대 근무와 빡빡한 봉사활동 일정 등으로 힘들 텐데, 건강에 무리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마라톤으로 단련된 심신이라 끈기와 체력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에는 너무 바빠서 아프고 싶어도 아플 틈이 나질 않아 어쩔 수 없이 건강한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넸다. 정말 아플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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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 중독자’로 통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직원 김형태씨가 근무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형태씨/


    ◆내가 생각하는 참다운 봉사란

    가난한 농부의 7형제 중 다섯째인 김씨는 집안 형편과 동생들의 진학 등을 고려해 대학을 포기하고 1985년 9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입사했다.

    김씨는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께 소를 사드리고, 동생들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 어려운 집안을 도왔다. 또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려 두 아들을 얻고, 내 집을 마련하는 등 나름의 소망을 이뤘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허전함과 아쉬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하다 보니 ‘나중에 먹고살 만하면, 나보다 더 어렵고 외로운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김씨는 ‘작은 봉사라도 그것이 계속된다면 참다운 봉사이다’라는 명언에 용기를 얻어 그동안 미뤄왔던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기로 했다.

    ◆더 나은 봉사 위해 자격증 7개 취득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05년 ‘현대차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시간이 없어 주말을 활용해 집수리 봉사활동을 했다. 또 심신수련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에도 집중했다. 김씨는 그동안 마라톤 풀코스 10회, 하프 50회를 완주했다. 풀코스 최고 기록도 2시간 55분으로 수준급이다. 마라톤으로 다져진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은 활기찬 직장생활과 가정화목의 원동력은 물론 봉사활동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13년 주간연속 2교대 근무(다·야간 근무제에서 야간 근무를 없애고 주간에만 2교대 하는 제도)가 실시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봉사에 나서게 됐다.

    당시 회사에서는 직원 봉사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교육을 진행했다.

    김씨는 좀 더 나은 봉사활동을 위해 ‘발마사지’, ‘풍선아트 2급’, ‘실버 웃음지도사 1급’, ‘실버 레크레이션 지도사 1급’, ‘전래놀이 지도사 1급’, ‘실버 체조지도사 1급’, ‘마술교육지도사’ 등 7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7개 단체서 매주 4~5차례 봉사

    김씨는 현재 7개 봉사단체에 소속돼 매주 4~5차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후 3시 30분에 퇴근하는 근무조일 때는 퇴근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위한 풍선아트와 마술을 선보이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또 근무조가 바뀌어 오후 3시 30분에 출근할 때는 출근 전에 양로원을 찾아 손발마사지를 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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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로원을 찾아 마시지를 하는 김형태씨./김형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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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태씨가 집수리봉사를 하고 있다./김형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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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술공연을 하고 있는 김형태씨./김형태씨/

    그에게 주말 역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동료들과 함께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찾아 일을 돕거나 저소득 가정의 집수리 봉사에 여념이 없다. 일주일 대부분을 봉사활동으로 보내는 셈이다.

    김씨의 이 같은 봉사활동 뒤에는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도 있었다. 김씨가 밤낮없이 봉사활동에 나서자 아내와 두 아들은 “봉사활동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없다. 건강이 나빠질까 걱정이다”며 한때 봉사활동을 만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의 진심어린 ‘봉사와 나눔’을 이해하고, 아내와 두 아들도 집수리 봉사와 양로원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지금도 아내는 매월 2차례 양로원 봉사활동에 동행한다. 이제는 성인이 된 두 아들도 각자의 지역에서 아버지 처럼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여행가서도 봉사하는 ‘봉사 중독자’

    김씨는 함께 봉사하는 사람들과 단합대회를 겸해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도 봉사의 인연을 맺었다.

    2015년 제주도에 있는 장애인시설인 성가정노인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이듬해 다시 제주도 표선연세복지센터를 찾아 마술공연과 풍선아트, 웃음치료 재능봉사로 어르신들을 기쁘게 해드렸다. 봉사하느라 여행은 뒷전인 그의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봉사 중독자’다.

    ◆포상금 기부 등 나눔활동도 솔선

    그는 이웃과의 나눔에도 열일 제쳐놓고 참여하고 있다. 2014년 회사에서 사회공헌활동 우수 직원으로 뽑혀 받은 포상금과 2015년 봉사사진 공모전에서 받은 포상금에 사비를 더해 1500만원 상당의 생필품·현금 등을 지역 양로원과 아동센터에 기부했다. 또 지난 3월에도 현대차 사회공헌 최우수 단체상(마라톤 동호회)으로 받은 200만원 상당의 쌀을 북구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에 기증했다.

    김씨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년 300만~400만원을 개인적으로 기부하고 있으며, 마라톤 동호인 봉사단체 ‘나눔회’를 통해서도 해마다 200만~30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김씨는 240여 가구의 집수리 봉사를 하면서 인연을 맺은 홀몸 어르신 4~5명과는 수시로 집안에 불편한 곳은 없는지, 전기 시설은 안전한지, 건강은 괜찮은지 등의 연락을 하고 지낸다.

    ‘봉사와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김씨는 그동안 울산시장 표창 2회, 현대차 사장 표창(개인), 현대차 사장 단체 표창 3회 등을 수상했다.

    ◆가족들과 함께 봉사하고 나누며 살고 싶어

    김씨는 “제 마술과 풍선아트를 보고 신기해하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손발마사지를 받는 어르신들의 밝은 미소를 보면 저도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 관련 교육을 더 열심히 이수해 퇴직 후에도 가족들과 함께 봉사하고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며 “저의 작은 노력이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광하 기자 jik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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