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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따오기, 우포늪에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신창기(경상남도 환경정책과장)

  • 기사입력 : 2019-05-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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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비무장지대 관찰을 마지막으로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추고 동요 속에서만 남아있던 따오기가 멸종된지 40년 만에 마침내 우포늪에서 다시 자연 속으로 돌아가게 됐다.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온 지 10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363마리까지 증식됐고 올해 처음으로 40마리를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다. 그간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등 여러 어려움에도 따오기 복원을 위해 세심한 관리에 힘써 준 복원센터 관계자의 노고와 전 국민적 관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멸종위기 1급인 반달가슴곰이 DMZ에 서식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몇 년 전 김해 화포천에도 일본 토요오카시에서 복원해 방사한 황새가 출현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봉순이’라는 별칭까지 붙여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역주민과 도민의 성숙한 자연보전 인식에 적지 않은 감명을 받은 바 있으며 이에 힘입어 국가에서는 화포천 일원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따오기가 자연 속에서 안착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람과 따오기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창녕군민과 350만 도민 아울러 모든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그 실천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전신주 지중화 등 장애요인 해소와 친환경농법을 통한 농약으로부터 보호,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제도 확대를 통한 겨울철 먹이터, 논습지 놀이터 조성 등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둘째, 창녕군에서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 위치 파악을 위해 연구자와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관찰할 예정이지만 한계가 있는 실정이므로 도민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에 동참하고 유사시에는 따오기 보호와 구조 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셋째, 그간 인간중심의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이상 그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야생생물이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따오기 멸종과 같은 과오가 되풀이 되지않도록 모든 국민이 환경을 우선 고려한 생활 속 작은 실천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만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뿐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온갖 동식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조화로운 삶을 가능케 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따오기가 우포늪 주변에 살아가면서 낙조를 뒤로하고 둥지로 날아오르는 장면을 상상하면 가슴 벅차 오른다. 이러한 상상이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는 실제 풍경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신창기 (경상남도 환경정책과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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